[포럼] 식량쇼크! 제2의 자원전쟁 | ||||
김정섭(환경예술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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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지진 이후 우리에게는 크나큰 변화가 일고 있다. 대지진 이후 방사능 물질의 오염우려로 인해 먹는 물과 깨끗한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본에서는 한국의 생수와 식품을 구해서 먹고 있다. 일본은 이미 위험치의 방사능 물질이 발견되거나 또 의심이 가는 농산물은 섭취를 피하고 있다. 다행히 국내 농산물에서 걱정되는 결과가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우리 또한 향후 수십년간은 방사능 공포에서 벗어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태가 이렇게 되다 보니 국내의 농산물의 수요가 늘어나고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도가 예전보다 높아지게 됐다. 외국에서 수입하던 식품들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 버리기 위해 국내 농산물에 더 의지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우리는 예로부터 농업 국가였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란 말 그대로 농업을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산업으로 여겨 농사를 중히 여겨왔다. 하지만, 물질만능위주의 서구문명과 잘못 인식돼버린 직업에 대한 개념과 함께 갑작스럽게 진행된 도시화와 경제발전이 가세되, 농업은 가난한 자들의 직업이라 여기게 됐고, 투박스런 우리 농산물보다는 향기롭고 먹음직스럽고 값도 싼 외국의 농산물을 찬양하게 됐다. 매스컴마다 예쁘고 날씬한 연예인들처럼 보이기 위해 운동과 다이어트를 노래하고, 성인병 인구의 증가와 비만을 없애고자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을 하라고 한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풍요로움에 진정으로 무서운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모르고 있다.
올해 연초부터 세계적으로 옥수수와 콩 등의 곡물가격이 올랐고, 계속되는 이상기후 인한 흉작과 한파로 인해 더욱 극심한 식량 가격 상승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OECD 주요국의 식량 자급률을 비교해보면 프랑스 320%, 미국이 125%, 그리고 식량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 스페인과 멕시코보다도 우리나라는 훨씬 더 낮은 수준인 25.3%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쌀을 제외한 곡물 자급률은 5%에 불과해 지금과 같은 시기에 식량쇼크가 오게 된다면 가장 큰 직격탄이 예상되는 국가인 것이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지면적이 최근 5년 사이에 강원도 전체 경지면적에 육박하는 10만9000ha가 감소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가 식량전쟁을 치를 경우, 얼마나 식량 안보에 대해 취약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식량 위기가 일어나게 된 배경에는 지난 10년 동안 저개발 국가의 경제적 문제와 농업용수의 부족으로 인해 농업 수확량이 감소가 원인이 됐다. 특히 70년대 이후 농업에 대한 과학의 투자로 많은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었던 덕분에 풍요로움의 시대를 지내면서 식량이 남아돌게 됐고, 농업이 부가가치가 낮은 산업이 돼버리면서 농업생산의 퇴보를 부채질하게 됐다. 더구나 중국과 같은 신흥국가들의 식량 수요 급증과 식량의 바이오연료생산화도 식량 위기를 부채질하게 됐다. 식량부족에서 인류를 구원해 줄로만 알았던 유전자변형식품(GMO)의 인체에 대한 우려와 유가 폭등도 식량위기에 가세했다. 여기에 이상기후로 인해 농작물의 수확이 줄면서 금융위기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게 됐다. 이렇게 새로운 위기 속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은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인가 막막할 따름이다.
이제 세계는 소리 없이 다가오는 전쟁을 치러야 한다. 화석연료와 광물 등의 자원부족과 함께 다가오는 또 하나의 자원인 식량의 부족. 경제 창출을 위해 생명공학에 힘을 기울이던 농업이 이제 다시 예전과 같은 순수한 농업으로 돌아가야 할 시기가 다가왔다. 우리가 산업화와 함께 소홀히 하고 외면해 왔던 농업에 대한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면, 새로운 위기의 시대에 우리가 살아남는 길은 반드시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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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수원일보
http://www.suwon.com/news/articleView.html?idxno=6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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