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스크랩] 수원일보 환경칼럼(2011.2.17) - 이제 기후 지도를 찾아야 한다

유랑검 2011. 11. 17. 10:32

[환경칼럼] 이제 기후 지도를 찾아야 한다
김정섭(환경예술가)
2011년 02월 17일 (목) 편집부 suwon@suwon.com

한달 가까이 계속되던 기록적인 강추위가 설연휴를 지나면서 조금씩 그 기세가 꺾이나 싶더니, 지난 11일부터 영동지방에는 유례없는 폭설이 내렸다. 12일 오전까지 내린 적설량이 최대 110㎝에 달했고, 산간 마을은 고립되고 도시는 기능이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지금까지 내리는 눈이 아직 50㎝는 더 내릴 것이라니 기상관측 이래 백년만의 큰 폭설이라던 기록이 갱신되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다. 뉴스를 통해서 본 삼척 부근의 7번 국도에서의 고립된 사람들과 자동차들의 모습은 마치 다른 나라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장면처럼, 오히려 현실감마저 떨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며칠 전 까지만 해도 영동지방의 가뭄은 심각한 상태였다. 지난 1971년 이후 40년 만에 가장 적은 강수량을 보이던 영동지방은 겨울 가뭄 걱정을 하던 참이었다. 작년 12월에 조금 내렸던 눈이 전부였고 그나마 그 눈은 거의 서해안으로 가버리는 바람에 농업용수는 물론 식수마저 부족해, 속초시에서는 급기야 설날 오전에 제한급수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급작스럽게 상황이 바뀌고, 폭설이 영동지방은 물론 영남지방에까지 영향을 미쳐 대설주의보와 대설경보가 발효 중이다.

 

이러한 변덕스럽고 치명적인 기상이변은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새해에 들어서면서 세계 곳곳에서는 화산폭발이나 가뭄, 한파, 폭설로 이전에는 겪어 볼 수 없었던 심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인간의 문명이 발달하고 과학기술이 신의 영역에까지 침범한다고 표현할 정도로 눈부신 발전을 했지만, 정작 자연재해 앞에서는 속수무책인 것이 인간의 한계이다.

중국의 베이징(北京)에서는 100일 이상의 무강수(無降水) 현상이 일어나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대풍속 100㎞에 달하는 눈폭풍이, 가까운 일본에서는 신모에화산이 폭발하면서 사상자를 일으켰다. 지구의 북반구가 눈폭탄을 당하고 있다면, 반대편인 남반구의 호주에서는 물폭탄으로 사상 최악의 홍수피해를 입고 있다.

자연재해로 입게 되는 피해는 일시적이지도 않다. 범위 또한 국지적인 피해에서부터 국가적 범위에 달하는 광범위한 지역에 이르기까지, 작게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생물에서부터 생태계 전체에 이르기까지 그 결과 우리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치명적이고 막대한 피해가 일어나게 된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는 그 심한 변덕과 변화무쌍함으로 무장해, 이젠 더 이상 그 어떠한 것으로도 인간이 미리 예측하고 막아내기가 쉽지 않게 됐다. 첨단 과학력을 자랑하던 선진국들의 강대함도 기후변화 앞에서는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

 

기후변화는 이제 모든 산업 전반에 걸쳐서 커다랗고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심지어 인간의 생활도 이제 기후변화로 인해 바뀌고 있다. 이러한 때에 자국 내 기후 정보를 세계 각국이 공유해 기후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네트워크 형성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각 국가 간의 기후 정보조차 잘 전달하지 않던 이전의 국가 간 정책들은 이제 다시금 고쳐져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또한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의 기후변화와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를 조사해 정확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널뛰듯 급변하고 예측 불가능한 기후변화에 우리는 기존의 선입견을 가지고 대처해서는 안 된다. 모든 것은 제로베이스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바로 지금 우리에게 벌어지는 모든 기후변화에 관한 것들을 조사하고 그 피해를 예상하는 시나리오를 만들어 대비해야 한다.

이것은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이해관계를 초월해 한결같이 이뤄져야 한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기후 지도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만이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에서 인간이 살아날 길을 찾아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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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daum view(블로그뉴스)에도 실린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  수원일보

          http://www.suwon.com/news/articleView.html?idxno=63449

 

 

첨부파일 suwon_com_20110217_150655.bmp

출처 : 김정섭의 환경과 인간 그리고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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