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형 인간

[스크랩] [싸이월드페이퍼3호] 나의 몸꽝탈출기(3) -정다연

유랑검 2010. 6. 18. 17:17
[03호] 나의 몸꽝탈출기(3) (05.03.03 18:18) 이전목록다음






(사진:딸 은서가 사과를 먹여주는 장면 연출(?) ㅋㅋ)
 
 
몸꽝아줌마 처음 헬스클럽에 가다!
 
아파트 입구에서 5분 정도의 가까운  곳에 헬스클럽이 있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동네 헬스클럽이죠.
 
헬스클럽이라는 곳을 태어나서 처음 간 날...
에궁 ~ 너무 어색해서...^^
관장님께서 제 등록을 받으셨는데 운동을 하시는 분 같지는 않았어요.
털털한 동네 아저씨의 느낌! 배도 좀 나온 것 같구요...^^
속으로 "헬스클럽 관장님이 저렇게 배가 나오니까 회원이 없지."라는 생각도 했답니다.
(관장님 죄송..~~)

한쪽 구석에는 런닝셔츠를 입은 근육질 남자 회원 한 분이 역기를 들고 계셨는데...허걱~
굉장히 힘든 표정이었고 덩치는 왜 그렇게 크신지...적잖이 놀랬습니다.
"저렇게 힘든 운동을 왜 하지?" 
근육 남을 보고 그런 생각을 했었죠. 
 
나는 본격적으로 격하게 운동을 하려고 온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우선 런닝머신이 어디 있나 부터 찾아 봤답니다.
에궁...런닝머신 2대, 자전거 2대...내가 할 수 있는 건 달랑 고게 다 였어요.
 
관장님께서 "오늘 부터 운동 하실꺼죠?" 라고 하시길래..
왠지 뻘쭘하고 쑥스러워서...~~ "내일 부터 할께요."라고 대답을 했답니다.
관장님께 아줌마들 많이 오는 시간이 언제냐고 물었죠.
주로 오전 11시경에 아줌마들이 오신다네요..
그리고 잔뜩 용기를 내서 정말 중요한 질문(?)을 했습니다.
"근데..몇달하면 살 빠져요?"
관장님께서는 최소한 3달 동안 열심히 하면 빠질꺼라고 말씀 하십니다.(우문우답?)

내일 그 시간에 오겠다고 하고 세달치 15만원의 거금을 회비로 냈습니다.

그리고 일단은 헬스클럽을 나왔답니다.
오는 내내 변한 내 모습을 상상하며 미소 지었어요.
허리도 가쁜하고 비키니를 입은 내 모습 말이예요.
운동화도 한켤레 사고 츄리닝도 한벌 준비했습니다.
"아자! 아자! 내일 부텀..." 
 
다음 날...
어머니께서 애들을 맡으시면서 등을 떠 미시길래...
못 이기는 척하고 헬스클럽으로 향했습니다.
 
사실, 헬스클럽에 다니는 것이 그리 싫지는 않았던 이유 중에...
잠깐의 자유를 누려보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거든요.
시댁 식구들이 저를 못살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혼자 있는 시간이 전혀 없다 보니 약간 답답해서요.
최소한 헬스클럽에 있는 시간 동안 혼자만의 자유를 누리고 싶었던 거죠.
 
11시쯤 아예 집에서 츄리닝으로 갈아 입고 클럽에 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썰렁 ~~
분명 어제 아줌마들이 많이 오는 시간이라고 하셨는데...
회원이 한명도 없는거예요.
기구 청소를 하시던 관장님 혼자 방긋 웃으시며 맞이 하십니다.
회원이 왜 한명도 없냐고 묻는 것도 실례인 것 같아서...
어차피 운동도 못하는 데 잘됐다...혼자 조용히 하지 머~ 라는 생각을 하면서 
운동화로 갈아 신고 런닝머신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거 어떻게 하는 지 알아야죠.
start 라는 버튼을 누르면 시작이 될 것 같아서 일단 눌렀습니다.
오우~ 런닝머신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더군요.

드디어 내가 런닝머신이라는 것을 처음 타 본 순간입니다.
약간의 불안감이 엄습^^
이때 관장님께서 오시더니... .

저 보고 런닝머신 탈 줄 알죠?라고 물으시더군요."
"런닝머신이 처음인데요.."라고 대답했더니..
고개를 갸우뚱 거리시면서 저를 다시 한번 보시데요.
그리고는 크게 너털웃음을 웃으시면서,

처음에는 4km로 2분동안 웜업을 하고,
이후 6km 로 속도를 올리고 20분 동안 걸으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내려 오기 전에 4km 정도로 2분 정도 쿨다운을 하라고 하시는데... @@
"웜업은 뭐고 쿨다운은 뭐야?" 
다른 사람은 전부 아는 단어인 것 같은데...물어보기도 챙피하고...
일단 "네.."라고 공손하게 대답을 하고 4km로 걸었습니다.
4km로 걷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더라구요.
그리고 관장님 말씀데로 2분 후 6km로 올렸는데...에궁~ 너무 빨러!!
이러구 20분을 걸으라니? 
날 너무 강하게 보시는군..헐~
걷는 스텝도 불안하고 팔도 자연스럽지 않고...
내가 생각해도 정말 보기 싫은 폼으로 걸어지는 거예요.
그리고 별별 걱정도 들고요.
이러다가 갑자기 빨라지면? 또는 갑자기 서 버리면?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으로 이를 악물고 10분쯤 걸었는데...
허리도 아프고 종아리도 땡겨서 도저히 걸을 수 없는 상태가 오더라구요.
관장님이 어디 계신가 둘러 봤더니..안 보이길래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면서 속도를 4km로 낮췄습니다.
근데 왠일...아까는 쉽더니 4km도 만만치 않은거예요...그래서 다시 3km로 ~~
3km는 조금 걸을 만 하던데요..
그리고 마음 속으로 스스로를 위안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런닝머신 해 보는데 첫날 부터 무리하면 안되지...
 일단 오늘은 가볍게 하고 내일 부터 6km로 걷고 말겠어!"
라고 말이죠.^^
 
3km로 유유히 런닝머신위에서 산책을 했습니다.
마음 속으로 잡지라도 한권 보면서 걸을 껄...하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어찌됐건 20분을 다 채우고 빨간색으로 된 stop 버튼을 눌렀습니다.
야호~~ 나도 20분동안 걸었다...라는 성취감!
<지금 생각해 보면 시트콤이 따로 없죠...>
 
일단 런닝머신에서 내려 왔는데, 오잉? 관장님이 안계시는 거예요.
다음에는 뭘하는 거지? 그저 뻘쭘 하게 기구를 구경했습니다.
온통 쇠로 만들어진 기구들은 살벌하기 그지 없더라구요.
저런 건 도데체 누가 하는 건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의자에 앉아서 쉬기로 했습니다.
의자 옆 잡지꽃이에 있던 헬스잡지를 한권 꺼내들고 넘겼죠.
 
사람같지 않은 근육질 남자(?)들의 사진이 잔뜩 있고..
뒷부분에는 역시 사람같지 않은 근육질 여자(?)들의 사진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 봤더니 책에서 나온 기구와 비슷 한 것들이
클럽에도 가득 있는 것을 확인했죠.
"저런 기구로 운동을 해서 몸을 이렇게 만드는 거구나.."라고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나는 절대로 저런 기구 운동은 하지 말아야지..라는 각오를 했답니다. ㅋㅋ
 
관장님께서 오셔서 20분 다 걸었으면 스트레칭을 하자고 하시면서
저보고 스트레칭 해 봤냐고 물으십니다.
"스트레칭이요? 아뇨...들어는 봤는데...어떻게 하는 건지는 모르는데요..???"
 
스트레칭은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배도 나오고 동네 아저씨 같은 관장님이 저 보다 훨씬 유연하더라구요.
내가 땀이 잘 안나오는 편인데도 온 몸에 땀으로 흠뻑 젖었답니다.
마음 속으로 -  "이거 계속하면 분명히 살은 빠질 것 같다..."라고 생각을 했죠.
 
스트레칭이 끝나자 관장님께서는 기구 운동을 알려 주겠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저는 기구운동은 필요 없구요...런닝만 할께요..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관장님께서 왜? 냐고 물으시길래..
"몸에 근육 나오면 징그럽잖아요.."라고 대답을 했죠.
 
관장님께서는, 혼잣말 처럼..."근육 안나오는데..."라고 하시면서
그럼 빠지지 말고 매일 런닝머신이라도 꼭 타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나의 역사적인(?) 헬스클럽에서의 첫날은 이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사진:내가 만든 봄날 휘트니스 클럽이예요...유산소 운동 공간이죠..)

 
 
 

(사진:여기는 웨이트 트레이닝 공간입니다.  처음 온 분들은 살벌하게 느낄 만 하죠?)
 
 
 

"운동을 생활화 하세요. 그것이 당신의 몸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입니다." 



                                                                         정 다 연 
 

출처 : 봄날클럽
글쓴이 : 앞만보고달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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