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동향에 신경쓰지 않아도 돼서 속편하고 좋다’는 것을 부동산 투자의 좋은 점으로 꼽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식의 경우는 매일 매일의 가격변화를 알려주는 시세판이 있어서 신경이 쓰이고 스트레스를 받는데 반해, 부동산의 경우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스트레스 안 받고 오래 보유하다 보면 결국 가격은 올라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자기가 직접 거주할 자기 집의 경우는 더더욱 가격의 부침에 신경쓸 필요없이 내 집에서 속 편히 살다보면 가격은 올라있다는 얘기입니다.
투자의 심리 측면에서 본 부동산 투자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투자에 있어서 투자자의 심리적 측면이 중요하다는 점에는 동의가 됩니다만 이와 같은 주장은 논리의 허점이 있습니다.
이 주장은 우선 부동산 가격은 결국 상승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습니다. 이 전제가 틀리다면 성립할 수 없는 주장이겠지요.
아파트가격이 50% 하락해도 위 주장이 성립할까요?
주식시세판처럼 9시뉴스에 반짝거리며 보여주는 부동산 시세판은 존재하지 않지만 50% 하락할 지경이 되면 뉴스, 신문마다 계속 아파트가격 폭락을 보도하게 될 것이니 똑같이 스트레스 받게 될 것입니다.
간혹 부동산 가격은 결국 오르게 되어 있다는 대전제 하에 레버리지를 쓸 수 있다는 것을 부동산투자의 장점으로 꼽는 경우마저 보게 됩니다.
부동산 투자는 안전하므로 레버리지를 동원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다른 투자보다 월등히 수익률이 높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주식투자의 수익률을 계산할 때 신용융자 받아서 레버리지 투자한 결과를 수익률로 인정할 수 없듯이 부동산 투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어떤 투자도 ‘안전하기 때문에’ 레버리지를 동원할 수 있는 투자는 없습니다.
아파트의 투자 수익률을 계산할 때, 전세끼고 구입하면 수익률이 더 높아진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역시 어디까지나 레버리지를 동원한 투자이므로 타당하지 못한 주장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아파트의 경우도 지난 1990년의 하락기와 1998년의 하락기에는 ‘깡통아파트’가 속출했습니다. ‘전세끼고’ 사놓았다가 아파트를 아예 통째로 날려버린 경우들이 있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번 공황으로 똑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런 경우 장기간의 수익률은 아예 0%가 되어버릴 것입니다.
자기가 직접 거주할 자기집의 경우는 가격의 부침에 신경쓸 필요없이 내 집에서 속 편히 살다보면 가격은 올라있다, 는 주장도 논리적인 허점이 있습니다.
우선 주장 자체가 모순이라는 측면이 있습니다. 내가 들어가서 사는 집이므로 ‘가격의 부침에 신경쓸 필요없어서 좋다’고 하면서 결국 가격이 오를 것이므로 좋은 투자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가격이 오르면 다들 매우 좋아합니다.
이 얘기는 가격의 부침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처음의 말이 거짓말임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우선 내가 들어가서 거주할 내 집은 ‘투자’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2주택자가 아니라면, 자기가 거주하는 집 한 채를 가지고 있으면서 주택가격이 올랐다고 좋아할 이유는 없습니다.
자녀들의 주택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입니까? 한국인의 의무인 ‘평수 넓히기’는 어떻게 할 것입니까?
2주택자가 아니고 정말 자기집 한채 뿐인데 가격이 올라서 좋아한다면,
그것은 레버리지를 동원한 투자의 경우일 것입니다
대출을 끼고 구입한 것이라면 가격이 올랐다고 좋아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는 역시 레버리지 동원의 위험성이 있으므로 안심할 수 있는 투자가 아닙니다.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집을 날리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결국 가격동향에 신경쓰지 않아도 돼서 좋다고 하는 부동산 투자의 장점은,
부동산 가격은 오르게 되어 있다는 주장을 당연한 진리인 것처럼 대전제로 깔고 있는 것입니다.
가격이 50% 하락하게 되면 결코 속편하지 않을 것입니다.
모든 투자는 안전하지 않습니다. 그 어떤 투자도 ‘안전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레버리지를 동원할 수 있는 투자는 없고, 가격의 부침에 신경쓸 필요가 없는 투자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는 시장의 원리상으로도 당연한 것입니다.
반면 풀뿌리 외환보유고라면 가격(환율)의 부침에 신경쓸 필요없이 보유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제가 한 얘기와 모순 아니냐 말씀하실 지 모르겠는데, 모순이 아닙니다.
왜냐 하면 풀뿌리 외환보유고는 ‘투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시는 것이 중요할 듯 합니다.
아래 차트가 무슨 차트인지 아시겠는지요?
위 차트는 한국인들이 다니는 직장의 가치를 시장가격으로 평가한 차트입니다.
한반도 삼천리 금수강산의 가치를 시장가격으로 평가한 차트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내 가족의 행복을 나타낸 차트이기도 합니다.
09년 3월초에 바닥을 찍고 상당히 크게 반등했습니다.
위 차트는 원달러 환율차트를 뒤집어놓은 것입니다.
원래 환율차트는 이렇게 표시하는 것이 맞는 것입니다.
유로는 1유로가 미국달러로 몇 달러인지를 표시합니다.
파운드도 1파운드가 미국달러로 몇 달러인지를 표시합니다.
미국달러가 기축통화이니 이렇게 평가받는 것이 맞습니다.
우리나라는 미국달러 1달러가 –-원이라고 반대로 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반대로 표시하는 것이 한국인들의 인식을 방해하는 듯 합니다.
우리 한국돈이 미국달러로 평가’당하는’ 것이지, 미국달러를 한국돈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점은 사소한 말장난처럼 보일 지 모르겠으나 사실은 매우 중요한 관점입니다.
어디까지나 한국돈이 미국달러로 평가’당하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한국인들의 직장의 가치, 삼천리 금수강산의 가치, 우리 가족들의 행복까지도 미국달러로 평가’당하는’ 것입니다. 이게 냉혹한 ‘시장경제’라는 것입니다.
미국돈이 휴지조각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한국사람들은 미국돈을 한국돈으로 평가’하겠다’고 드는 것입니다. 넌센스입니다. 미국사람들이 들으면 얼마나 웃을까요?
한국돈이 평가당하는 것이지 미국돈이 평가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지난 글,
를 통하여 미국 돈이 휴지조각이 된다면 한국돈은 휴지도 못 살 정도로 가치가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썼습니다. 글자 그대로 입니다. 만약 미국 돈이 휴지조각이 된다면 한국돈은 휴지도 못 살 정도로 가치가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이게 냉혹한 시장경제입니다.
부디 반대로 생각지 마시기 바랍니다.
환율차트를 위와 같이 제대로 된 관점으로 볼 때 인식이 바로잡힐 듯 합니다.
저의 지난 글에 ‘순간으로’님께서 아래와 같은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순간으로 sunsig****
풀푸리 외환보유고 보유중.. 지금 손해보고 있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음. 앞으로 그걸로 수익이 나는 일이 없으면 좋겠는데...
순간으로님께서는 제가 말씀드린 풀뿌리 외환보유고의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계십니다.
풀뿌리 외환보유고로 수익이 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분 혹시 계신지요?
그렇다면 그 분은 매우 사태를 잘못보고 계신 것입니다.
풀뿌리 외환보유고로 수익이 나려면, 위에서 보여드린 차트가 다시 우하향해서 곤두박질쳐야 합니다. 그와 함께
여러분의 직장의 가치가,
삼천리 금수강산의 가치가,
여러분 가족의 행복이,
같이 곤두박질치게 될 것입니다.
풀뿌리 외환보유고로 수익이 나길 기대한다는 것은,
몇십만원 보험료 내고 자동차보험 들었으니 몇 십만원의 보험료가 날리는 돈, 아까운 돈이 되지 않으려면 자동차 사고가 꼭 나서 보험금을 타게 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순간으로 sunsig****
풀푸리 외환보유고 보유중.. 지금 손해보고 있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음. 앞으로 그걸로 수익이 나는 일이 없으면 좋겠는데...
순간으로님의 댓글은 지극히 타당한 말입니다. 앞으로도 제발 풀뿌리 외환보유고로 수익이 나는 일이 없어야지요. 그렇게 된다면 정말 기쁜 일 아니겠습니까?
저는 최근에 환율 관련하여 상당히 많은 글을 집중적으로 썼습니다.
이에 대해서 제가 풀뿌리 외환보유를 권해드린 부담감 때문이 아닌가 해서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한편으론 너무 환율 얘기만 한다고 다른 내용의 글도 써달라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제가 환율 관련하여 집중적으로 쓴 이유는 우선,
한국인들의 생존에 환율 문제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처럼 ‘돈’ 자체가 흔들려버리는 경우에는 다른 모든 경제적인 판단에 앞서 환율 문제에 대한 판단이 가장 중요합니다.
예전에도 몇 번 썼습니다만, 한국돈의 가치가 떨어지는데(환율 폭등),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다른 한국 자산의 가치가 올라간다는 일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다른 한국 자산에 대한 투자가치 여부의 판단은 환율이 안정되고 나서 그 다음에 고려해볼 수 있는 문제에 불과합니다. 환율문제에 대한 판단이 가장 근본이 되는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환율 관련하여 집중적으로 쓴 이유는 당연히 ‘부담감’ 때문이 맞습니다.
제가 풀뿌리 외환보유를 권해드렸는데 어떻게 걱정이 안되겠습니까?
제 예측이 틀릴 가능성에 대한 걱정은 전혀 아닙니다.
그동안 환율 하락 때문에 혹시라도 풀뿌리 외환을 보유했던 분들이 마음이 흔들려서 손절매를 해버리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되었습니다.
그래서 집중해서 환율문제에 대한 글을 써온 것입니다.
그런데 저의 글에 대해 많은 분들이 앞서 소개해드린 ‘순간으로’님과 같은 글을 댓글로 올려주시면서 격려해주셨습니다. 그때 참 기뻤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가 말씀드린 풀뿌리 외환보유고의 취지를 제대로 이해해주고 계셨기 때문에 기뻤고, 마음 든든하게 격려해주셔서 기뻤습니다. 그래서 제가 참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많은 분들이 위에 소개해드린 차트의 의미와 풀뿌리 외환보유고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오늘날 시장경제의 냉혹한 논리는 한국돈은 미국돈으로 평가당한다는 것입니다.
한국 돈의 가치는 무엇으로 지탱되는 것일까요?
중동처럼 원유가 나는 것도 아니고 호주처럼 철광석 등 원자재가 나는 것도 아닙니다.
원래 금본위제하에서라면 금을 얼마만큼 보유하고 있는가에 따라 지탱될 것입니다.
오늘날에도 금은 외환보유고에 들어갑니다만 양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금 보유는 권해드리지 않습니다. 지금이 상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한국 돈의 가치는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가가 쌓은 외환보유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얼마전 사상최고를 경신했다고 하지만, 가용외환이 부족하다는 문제는 이제 비밀도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정마다 외화예금통장에 풀뿌리 외환보유고를 쌓는다면 그로 인해 한국 돈의 가치가 지켜질 것입니다.
풀뿌리가 물을 머금어 대지에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 자연 생태계에 가장 기본이 되듯,
가정마다 쌓아둔 풀뿌리 외환보유고는 앞으로 닥쳐올 환란에서 한국경제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국제 외환투기세력들이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는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풀뿌리 외환보유고의 취지에 공감이 가는 분이라면, 그리고 여유가 있으시다면, 그리고 정반대로 여유가 없기 때문에 보험을 들 필요성이 절박한 분이라면, 풀뿌리 외환보유고를 추가로 쌓기를 적극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2012년] > 세일러님의 경제시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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