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가이아 이론 | |||||||||||
김정섭 환경예술가 | |||||||||||
| |||||||||||
한국은 이미 초여름 불볕더위가 시작됐고, 지구촌 곳곳에서는 한발, 홍수, 지진, 동물들의 떼죽음 등과 같은 기상이변과 이상현상들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이것을 보고 사람들은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고 말한다. 사람이 지저분한 환경에 노출되면 면역력이 약해지거나 염증반응이 나타나 병을 앓는 것처럼 지구가 병을 앓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구라고 불리는 행성이 마치 생명을 가진 그 무엇처럼 불려지고 있다.
가이아 이론, 더 정확히 말하면 가이아 가설이라는 학설은 생물학자이자 의학자인 J.E 러브록(Love Lock)에 의해 1970년대에 처음 발표됐다. 그는 지구를 ‘하나의 살아있는 커다란 유기체’로 바라봄으로써 지구가 단지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무생물로 이뤄진 행성이 아닌, 자기 스스로 변화하고 적응하는 존재라고 주장한다. 그의 이론을 따르자면, 지구와 지구에 사는 생물, 대양, 대기, 흙 등 모두를 포함해 하나의 생명체로서 마치 인간이나 동물처럼, 스스로 평형을 유지하고 정화하며, 조절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주류 생물학계에서는 이를 냉담하게 비판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구는 우주에 존재하는 흔한 행성 중 하나로, 생명력을 가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러브록의 가설은 너무나 은유적이어서 과학자들의 비웃음을 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지구의 대기를 분석해 그 결과를 통해 지구의 대기는 미묘한 물리적 평형상태를 유지하고, 나름의 생명체계를 지니고 있음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과거 그의 가설은 비난을 받았었지만, 다각도적인 관점에서 환경문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요즘엔 그의 이론이 다시금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불과 백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한 자연파괴와 환경오염의 결과가 고스란히 다시 인간에게로 되돌려지고 있다. 지구가 살기 위해 일으키는 몸부림이 곧 인간과 지구상의 생물들을 위협하는 환경재앙이 돼 버린다. 실제로 그의 가설처럼 남극의 빙설이 녹아내리고, 더워진 대기를 식히기 위해 태풍이 나타나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라, 체온이 오른 지구를 치유하기 위해 나타난 당연한 현상일 뿐이다.
지금에 와서야 우리는 인간이 자연과 지구의 일부로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재앙들을 보며 우리는 흔히 지구가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이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멸망하는 것은 지구가 아니라 우리 인간일 뿐일지도 모른다. 지구는 지금도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자기의 할 일을 다 하는 중이다. 아무 일도 안 하는 것은 바로 인간이다.
지구상 모든 생물피라미드의 가장 정점에 서 있는 인간이라는 존재는 자연을 조정하려던 오만함으로 인해 도리어 자신이 만들어 놓은 문명에 지배를 당하고 있다. 자연은 대지의 여신 가이아(Gaia)처럼 풍요롭고 온화하지만, 반면 철저히 냉정한 모습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인간이 자연과 더불어 공존한다면 온화한 어머니의 모습으로서 인간을 감싸주지만, 생명과 환경을 해치는 인간의 행동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대가를 치르게 한다. 인간이 지구를 해치는 암세포와 같은 존재라면 지구는 살아남기 위해 인간을 제거하려 들 것임은 분명하다.
지구는 살아있다. 하지만, 살아 움직이고 혈관을 통해 피가 흐르는 그런 것이 아니다. 지구의 생명력은 많은 생물과 유기체, 무기물까지 함께 서로 의존하면서 살고 있음으로써 비로소 살아서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자연 앞에 겸허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인간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우리가 숨 쉬고 생활하는 모든 환경에서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인간으로서의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것만이 지구라는 생명체에 속한 인간의 미래를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 |||||||||||
| |||||||||||
|
출처 : 수원일보
http://www.suwon.com/news/articleView.html?idxno=67111
'환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수원일보 환경칼럼(2011.10.20) - 세계 평화의 새로운 위협, 기후변화 (0) | 2011.11.17 |
---|---|
[스크랩] 수원일보 환경칼럼(2011.7.21) -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보건체제가 필요하다 (0) | 2011.11.17 |
[스크랩] 수원일보 환경칼럼(2011.6.16) - 한국과 기후변화의 취약성 (0) | 2011.11.17 |
[스크랩] 수원일보 환경칼럼(2011.5.12) - 인류멸망의 지름길, 환경범죄 (0) | 2011.11.17 |
[스크랩] 수원일보 환경칼럼(2011.4.18) - 식량쇼크! 제2의 자원전쟁 (0) | 2011.1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