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세일러님의 경제시각

시장 상황에 대해서 (09.09.17)

유랑검 2009. 9. 24. 21:51

시장이 마지막 불꽃을 화려하게 태우기 시작한 듯 보입니다.

 

드디어 종합지수 2000, 2200 얘기가 나오는 군요.

 

지금처럼 거짓이 횡행하던 때가 없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겉모습이 아니라 근본적인 흐름을 보셔야 합니다.

 

과연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수 개월 전과 지금,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사실 만으로 자신의 견해를 수정해야 할까요?

루비니 교수가 말하는 sucker(, 호구)는 바로 이런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수 개월 전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미래에 대한 일말의 희망 마저 접어야 한다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졌을 뿐입니다.

 

 

아래 기사는 강만수 경제특보의 인터뷰입니다.

 

"환율효과 빼면 기업실적 마이너스" 한국경제 2009.09.06 오후 18:32

 

“한국은 금융위기를 벗어났다는 평가도 있는데...” 라는 기자의 질문에 강만수 경제특보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고 있음이 눈에 띕니다.

"
올 상반기 성장률은 OECD 국가 중 최고인 1.2%를 달성했다. 경상수지는 유사 이래 최고인 217억달러 흑자를 냈다.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른 회복세다. 하지만 환율효과와 재정효과를 빼면 위기 상황에서 완전히 탈출했다고 볼 수 없다. LG전자 현대자동차 등도 환율효과를 빼면 영업이익률이 -10%를 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적 경쟁력이 강화된 것이 아니라 단순한 '시간벌기(buying time)' 아닌가 생각된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필요한 때다. "

 

그 외에 “나는 여전히 환율주권론자다” 라는 단호한 대답도 눈에 띕니다.

 

우리 기업이나 산업의 구조적 경쟁력이 강화된 것이 아니라 ‘환율효과’와 ‘재정효과’를 통해 단순히 ‘시간벌기’에 성공했을 뿐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이 환율효과를 빼면 영업이익률이 -10%를 넘는 경우도 있다고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곳 아고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해왔던 분석 그대로입니다.

 

현재의 주가 상승이 정당화될 수 있을까요?

환율은 어떻게 될까요?

 

환율이 떨어지면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게 됩니다’.

 

대한민국에선 대기업과 정부의 의도에 편승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은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의 시황분석입니다.

지난번에 소개해드렸던 삼성증권 김학주 센터장과 더불어 신뢰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제도권 애널리스트라고 생각됩니다.

 

대표주’ 꺾이면 주가상승 끝물 신호 한겨레 2009.09.06 오후 19:55

 

눈길 가는 대목을 살펴보면,

 

 

지수가 오르지만 하락 종목 수가 상승 종목 수를 능가하고 있다.

...

 

우려되는 점은 업종 대표주 주가가 오를 수 있는 조건만큼 주가가 하락할 수 있는 조건도 갖추어졌다는 사실이다. 주요한 종목 대부분의 가격이 부담스러운 수준이 된 것이 그것이고, 대표주 중에서도 탈락하는 주자가 나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추리고 추리는 선별 과정을 통해 마지막 남은 주자의 주가가 꺾이면 시장은 구심점을 잃을 수밖에 없다.

대표주를 중심으로 투자하되 이들도 여유가 많이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식했으면 한다.

 

 

지수는 오르고 있지만 하락 종목 수가 상승 종목 수를 훨씬 능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지금 시장이 추세적인 강세장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어제의 경우 코스피 시장이 1.81%나 되는 상승을 보였지만, 코스닥 시장은 거꾸로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시장의 대표주들은, 앞서 강만수 경제특보가 말했듯이 환율효과와 재정효과를 통해 일시적으로 시간을 벌었을 뿐 구조적 경쟁력이 강화된 것이 아님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도 여유가 많이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식했으면 한다이종우 센터장의 언급은 지극히 타당한 것입니다.

 

 

주식팔기 바쁜 美기업 내부자.."꼭지점 왔나" 이데일리 2009.09.11 오전 09:42

 

기사의 서두를 보면,

 

 

미국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임직원 등 내부자들이 보유중이던 자사주를 정신없이 내다 팔고 있다. 2년전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과 같은 속도로 매도에 나서고 있다.

 

 

최근 미국 기업 내부자들이 그냥 주식을 팔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정신없을 정도의 속도로보유주식을 내다팔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내부자들이 주가에 대해 가장 잘 압니다.

그동안 한번도 틀려본 적이 없습니다.

반면 개미투자자들은 그들이 한 번도 틀려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매번 잊는다는 사실이 흥미로울 따름입니다.

 

 

이 와중에 루비니 교수는 비관적인 견해를 흔들림없이 유지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인터뷰를 보면 비관론의 어조가 더욱 강해졌다는 사실이 눈길을 끕니다.

 



루비니 "美금융시스템, 1000번의 칼질로 죽임 당할 것" 프레시안 2009.09.16 오후 15:26

 

아래에 비교적 길게 인용해봅니다. 파란색 ( )는 저의 생각입니다.

 

...
루비니 교수의 진단은 너무 잔인한 표현이어서 믿고 싶지 않을 정도다. 전날 미국의 증권전문방송 <CMBC>와의 인터뷰에서 루비니 교수는 미국의 금융시스템에 대해 "1000번의 칼질을 당해 죽임을 당할 것"이라면서 "금융시스템은 심각한 손상을 입었으며, 이 얘기는 은행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
미국의 금융시스템, 1000개 이상의 은행 파산하면서 서서히 죽어간다"

"1000
번의 칼질로 죽임을 당한다"는 것은 살점을 조금씩 1000번을 도려내 서서히 죽이는 '능지처참'이라는 형벌을 의미하며, 미국의 금융시스템이 이처럼 서서히 죽어가도록 예정되어 있다는 의미다. 그는 이렇게 끔찍한 표현을 내린 근거를 이렇게 말했다.

"
더 많은 은행들이 파산하고 주택가격이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다. 상황이 끝나기 전에 1000개 이상의 금융기관들이 파산할 가능성이 있다. 주택가격은 내년에 12% 더 하락해서 고점 대비 40%나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주택 소유자 절반 정도가 주택가격보다 많은 주택담보대출을 갖게 될 것이다. 주택 수요 공급의 격차가 너무 커서 재고를 소진하려면 1년 동안 신규 주택 공급을 중단해도 될 정도다. 주택가격 조정은 향후 1년이 지속될 것이다.

"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붕괴로 인한 타격 커지고 있다"

비정부 채권은 투자자들의 외면에 시달리고 있으며, 증권화 시장은 거의 죽었으며, 신용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으며, 소비자들은 소비로 성장을 뒷받침하기보다는 계속 저축에 매달릴 것이다. (이게 핵심이다.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가 살아나지 못하면 결과는 정해져 있다) 소비자들은 지출을 멈추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붕괴로 인한 타격이 커지고 있어, 향후 미국 경제는 어려운 시기에 직면하고 있다."

'
더블딥' 형태의 경기침체가 닥치거나 기껏해야 U자 형의 느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존의 예측도 반복됐다.
...


나아가 그는 미국 정부가 또다시 금융위기를 초래했던 때와 똑같은 실책을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해 반복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심각한 곤경에 빠져있는 부문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음으로써 경제에 큰 타격을 줄 문제들을 감추고 있다는 것이다.

루비니 교수는 금융위기 발발 당시 혹독하게 비판했던 벤 버냉키 FRB 의장에 대해서 "나는 위기 이전에 그가 한 많은 실책들에 대해 비판한 것"이라면서 "강력한 조치들로 금융시스템의 완전한 붕괴를 막아 또다른 대공황을 모면하게 해준 그의 대책들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대공황을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던 루비니 교수의 예언은 버냉키 의장의 사후 대책으로 간신히 빗나갔다. 이제 '미국의 금융시스템은 능지처참을 당할 것"이라는 루비니의 예언은 누가 빗나가게 할 것인가. 이 정도의 심각한 상황이라면, 루비니의 예언을 빗나가게 하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는 상상하기 싫을 정도일 것이다. (빗나가게 하기 어려울 것이다)

 

 

주식시장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루비니 교수의 비관적인 어조가 더욱 강해진 것은 왜일까요?

 

작년에 터진 금융위기가 실물 부문으로 전이되고 나서 세계 각국 정부는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통한 경제 떠받치기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정부의 재정정책이라는 것은 절대 지속될 수 없는 것입니다. 상황이 워낙 다급하니 붕괴를 막기 위해 일단 정부가 떠받쳐놓고 민간부문(소비, 투자)이 살아나기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바톤 터치가 되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계 각국 정부가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펼친 지도 어느새 10개월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여력이 다해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민간부문은 살아날 줄을 모르고 있습니다.

 

제가 앞에서 수 개월 전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미래에 대한 일말의 희망 마저 접어야 한다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졌을 뿐이라고 말씀드린 이유입니다.

루비니 교수의 비관론 어조가 더욱 강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중간에 지적했듯이,

미국 소비자들(이들은 그동안 과소비로 미국 경제만이 아니라 세계 경제를 떠받쳐왔습니다)이 소비로 성장을 뒷받침하기보다 계속 저축에 매달려야 한다는 것이 지금 문제의 핵심입니다. 이들의 소비가 살아나지 못하면 결과는 정해져 있다고 봅니다.

 

중국의 소비는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 이미 입증되었습니다. 현재 중국이 보여주고 있는 성장률은 전적으로 정부의 떠받치기 때문입니다. 소비는 살아날 줄을 모르고 있습니다. 지금 중국경제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내부에서 종기가 더욱 곪아가고 있는 형국일 뿐입니다.

 

결국 루비니 교수의 예언은 거의 그대로 맞아들어갈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은 거의 모두의 뇌리에서 잊혀진 듯 하지만, 미국은 시가평가 회계기준(mark to market)을 완화하는 분식회계 조치를 취했습니다.

회계기준을 완화한다고 부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미국 은행들은 계속 속으로 썩어들어가고 있습니다.

루비니 교수의 말대로 1000개 이상의 은행이 망해나가면서 미국 경제는 서서히, 그러나 쉬지 않고 죽음의 길로 가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