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 글,
미국 시장, 경제지표에 주목할 때
에서 다음과 같이 제조업 동향을 보여주는 필라델피아 연준지수가 크게 하락했다는 사실을 설명드렸습니다.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이 발표한 6월 필라델피아 연준지수(제조업 동향을 보여주는 주요 지수임) 역시 전월 21.4에서 8로 10개월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으며, 1분기 경상수지 적자는 1090억달러로 3분기 연속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그동안 각종 주택 관련 지표와 실업 관련 지표가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는 와중에도 제조업 관련 지표들은 꿋꿋하게 좋은 실적을 보여왔다. 재고효과 때문에 다소 후행하는 모습을 보여온 것이다. 이제 제조업 지표마저 나빠지고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모기지 연체와 실업률 사이의 악순환 관계에 주목해야 할 때.)
그 뒤 지난 7월 15일에 발표된 7월 필라델피아 연준지수 역시 5.1로 재차 하락했습니다.
지난 글, 미국 시장의 상황
에서는 미국 소매업체들의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설명드렸고,
지난 글, 컨퍼런스보드 한 마디에 전 세계가 추풍낙엽
에서는 컨퍼런스보드가 공개한 미국의 6월 소비자신뢰지수가 5월의 62.7에 비해 10포인트 가량이나 낮은 52.9를 기록했다는 사실을 설명드렸습니다. 이 때문에 당일 미국 주식시장은 충격을 받으면서 급락했습니다.
다음 언론기사는 지난 화요일(7월 27일)에 발표된 7월의 소비자신뢰지수에 대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뉴욕증시] 소비심리 약화에 보합권 혼조 연합인포맥스
뉴욕증시는 7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보다 낮게 나온 데 따라 보합권 혼조세로 마감했다.
……
7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고용시장 우려가 지속돼 월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컨퍼런스보드는 7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 수정치인 54.3(6월 발표 당시 52.9에서 수정됨)에서 50.4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월 이래 최저 수준으로 시장에서는 52를 예상했었다.
매우 당연한 사실인데, 소비가 늘어나지 않으면 경기회복은 불가능한 것입니다. 그 때문에 아래 언론기사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소비자신뢰지수의 하락은 깊은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지난 화요일 미국 주식시장은 평균적으로는 보합권 혼조세였지만, 소매업체들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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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전문가 시각] 소비없이는 경기회복도 불가능
연합인포맥스 |
(서울=연합인포맥스)
사르한 캐피털의 애덤 사르한 최고경영자(CEO)는 "여러 주요 기업들이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는 것을 봤으나 우려되는 것은 경기 회복 지속 여부가 지난 두 달동안 이어진 고민이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신뢰지수는 소비지출이 증가할지 혹은 감소하거나 지속할지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지표"라면서 "소비자신뢰지수가 떨어지거나 예상에 못 미치면 경기회복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린 프랑코 컨퍼런스보드 리서치센터의 이사는 "기업 여건과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가 소비자들에게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으며 고용시장이 개선되기 전까지 이 구름은걷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의 근심이 이처럼 높아지고 소득전망이 비관적이며 고용증가도 부진한 것을 보면 소매업체들의 백투스툴(back-to-school) 시즌이 매우 험난할 것으로보인다"고 평가했다.
존 캐리 파이오니어 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머니매니저는 "실망스럽다"면서 "소비자는 경제의 중요한 부분으로 기업 매출 증가를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지출이 있어야 하고 이는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를 끌어올린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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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와 실제 소비는 계속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우선 실업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지난 6월 실업률은 전월 9.7%에서 소폭 하락한 9.5%를 기록했습니다만, 여기에는 마크 트웨인이 언급했던 3대 거짓말 중 하나인 ‘통계의 거짓말’이 개입된 것입니다.
지난 6월 미국에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12만5000명이었던 반면, 민간부문 신규 고용은 8만3000명에 그쳤습니다.
그렇다면 6월의 실업률은 5월의 실업률 9.7%보다 올라가야 정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거꾸로 떨어진 이유는 ‘구직 단념자’가 늘었기 때문입니다.
관련 기사: 美 6월 실업률이 내려간 이유[WSJ] 연합인포맥스
위 언론기사가 전하는 WSJ의 추산을 보면, 구직 단념자로 분류된 실업자의 숫자가 6월에만 65만2천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통계의 거짓말을 걷어내고 나면 미국의 실업률이 훨씬 뛰어오르게 될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의 언론기사가 전하는 바와 같이 어디를 둘러봐도 미국의 고용시장 전망은 암울하기만 합니다.
관련 기사: 美지방정부, 2012년까지 50만명 감원 예상 연합인포맥스
어제 미국에서는 내구재 주문이 2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는 발표와 함께 Fed가 베이지북을 통해 경기둔화의 조짐이 보인다는 사실을 지적함으로써 주식시장이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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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마감]연은 경기판단 하향, 다우 40p 하락
머니투데이 |
[머니투데이 뉴욕=강호병특파원,
미국 지역 연방준비은행들이 경기판단을 하향조정하며 2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일제히 조정을 받았다. 경기둔화 조짐이 제조업으로 확산되면서 그간 장을 지지하던 어닝효과는 힘이 빠졌다.
……
이날 뉴욕증시는 개장전 내구재 주문이 예상밖으로 감소세를 기록한 영향으로 냉랭한 분위기에서 출발했다. 보잉 2분기 실적이 예상을 밑돈 점도 실망을 안겨줬다. 다만 경기둔화 자체는 예상됐다는 점이 작용해 큰 폭의 하락 없이 좁은 범위의 약세를 이었다.
낙폭은
◇ 소비 이어 제조업 경기 둔화 조짐
미 상무부는 이날 미국의 6월 내구재 주문이 전월 대비 1% 감소했다고 밝혔다. 5월에 이은 두달째 감소이자 작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블룸버그통신 조사에 참여한 미 경제 전문가들은 6월 내구재 주문이 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구재 주문이 두달 연속 감소하기는 경기침체 후 처음이다. 6월 항공기를 제외한 비군사용 자본재 주문은 0.6% 증가했다. 그러나 증가 속도는 전월의 4.6%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운송재를 제외한 내구재 주문 역시 0.4% 증가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0.6% 감소했다.
16일 발표된 6월 산업생산도 전월비 0.1% 증가에 그쳐 증가율로는 올 2월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제조업생산이 0.4% 감소한 영향이 컸다.
이는 소비재에 이어 기업 설비투자에도 둔화의 파고가 미치는 게 아닌가는 우려를 낳으며 기술주가 일제히 내렸다. 마이크로소프트가 0.85%, IBM은 0.16% 인텔은 1.16% 내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81% 밀린채 마감했다.
(이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하겠다. 소비가 줄어들면 소매업체들의 주가만 빠지고 끝나는 것일까? 기업의 설비투자도 결국은 소비자들의 ‘소비’를 보고 이루어지는 것이다. 소비가 줄어들면 순차적으로 모든 기업들의 실적이 나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 7월 베이지북 "일부 지역 경제활동 둔화"
이날 발표한 베이지북에서 연방준비은행들은 12개 지역 경제가 '대부분'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속도는 완만하며 일부 지역은 최근 성장세가 멈추거나 둔화됐다고 밝혔다.
4~5월 경제동향을 서술한 6월9일 베이지북에서는 12개 '모든' 연은지역에서 경제활동이 개선됐다고 표현됐었다. 이번 베이지북은 6월~7월19일까지 경제동향을 실었다.
경기회복이 더뎌졌다고 언급된 곳은 클리블랜드, 캔자스시티, 애틀랜타, 시카고 지역 등이다. 이번에는 일부지역의 제조업활동이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들어갔다.
베이지북은 "대부분 지역에서 제조업 활동이 확장되고 있지만 뉴욕, 클리블랜드, 캔자스시티, 시카고, 애틀랜타, 리치몬드 등 몇몇 지역에선 활동이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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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제가 설명드린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들을 살펴보면,
주택가격 하락, 소비, 제조업 지표, 고용 등 모든 지표가 서로 악영향을 미치면서 지속적으로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 과정을 밟아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어제 글에서도 소개드렸던 것(좀 더 다듬은 형태인 책에 수록된 그림으로 대체합니다)인데, 오늘 아침에 보니 악순환 구조 중에 화살표 하나를 더 추가하는 것이 타당하겠습니다.
위 그림 중 한 가지 요소인 ‘은행 파산’도 쉬지 않고 진행되고 있는 중입니다.
美 은행 6개 추가파산…올해 벌써 100개 넘어서 머니투데이
저는 지난 글, M3의 수축과 소비자물가지수
에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3개월 연속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사실도 설명드렸습니다.
이 와중에도 최근 미국 주식시장은 꽤 상승했습니다.
오로지 한 가지 좋은 것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좋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나타나고 있는 주식시장의 상승은 시장의 거짓말 중에서도 매우 단순한 거짓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은 ‘과거’의 기록입니다. 경기부양책과 재고 효과에 따른 것으로 유지될 수 없는 것입니다. ‘현재’의 경제지표만 봐도 앞으로 기업들의 실적이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최근 재미있는 문구 하나를 보았습니다.
밀짚모자는 겨울에 사라, 그럼 겨울외투는?
위 문구는 의류업체의 겨울외투 세일 관련 문구였습니다만,
밀짚모자는 겨울에 사라는 말은 증시 격언 중 하나입니다.
경기가 바닥을 쳤을 때, 기업실적이 나쁠 때 주식을 사라는 말입니다. 그때가 가격이 제일 싸고, 이제 바닥을 쳤으니 앞으로는 좋아질 일만 남았기 때문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반대의 경우는 어떠할까요?
위 의류업체의 광고문구가 지적하고 있듯이, 추위를 대비하기 위한 겨울외투는 언제 사야 하는지에 대한 증시격언도 있을 법한데 이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실적이 좋을 때 팔라는 말은 참 들어보기 어렵습니다. 상투를 쳤고 이제 나빠질 일만 남았는데 말이지요.
저는 지난 글, 주식시장 독해법
에서 미국 주식시장의 거래량 동향을 보여드린 적이 있습니다.
아래는 최근의 거래량 동향입니다.
역시 주식시장이 상승하는 와중에도 거래량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결국 선수(?)들은 최근 나타나고 있는 주식시장의 상승이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다 알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ㅇ 책 링크: 불편한 경제학
'-[2012년] > 세일러님의 경제시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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