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세일러님의 경제시각

대공황은 어떻게 진행되었나?

유랑검 2009. 10. 12. 09:01

7. 영구적인 팽창이 불가능한 이유 1

8. 신용(통화) 시스템: 영구적 팽창을 막는 제도

9. 은행은 이자는 만들어내지 않는다

10. 신용(통화) 시스템 vs 그린백 시스템

11. 하이퍼 인플레이션은 어떻게 생겨났나 1~3

12. 은행은 이자는 만들어내지 않는다 2 (09년 9월 6)

13. 대공황은 어떻게 진행되었나?

 

 

지난 번에 소개해드렸던 대공황 당시의 주가지수 차트에, 각 국면마다 나왔던 당시의 경제상황 진단을 표시해봤습니다.

 

 

 

 

 

글씨가 너무 작아서 안보일 듯 해서 글씨 부분만 크게 잡아봤습니다.

 

 

 

 

 

X축은 붕괴가 시작된 29년 9월 3부터의 경과 개월수입니다. 마지막에 표시된 하버드 경제연구소의 언급이 나온 시점이 30 11월입니다.

 

어빙 피셔는 화폐수량설로 유명한 경제학자입니다. 대공황 당시 큰 손 주식투자자로도 유명했습니다.

 

후버 대통령이나 어빙 피셔, 하버드 경제연구소의 언급을 보면, 대공황의 붕괴가 시작된 29 9월부터 시작해서 한참 지난 시점임에도 여전히 대공황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몇 십년 시간이 흐른 뒤 오늘날의 우리들은 그 당시를 돌아보며 말합니다.

 

30년대 사람들은 아직 무지했음에 틀림없어...

어떻게 대공황이 한참 진행중인 상황에서 출구전략을 실시할 생각을 했을까...

경제학 지식이 부족해서 대공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몰랐던 거야...

오늘날의 우리는 괜찮아, 30년대 대공황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알잖아...

이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안단 말이지...

30년대 사람들하고는 달라, 우린 경제학 지식이 충분하다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도 많잖아...

 

 

다음은 대공황 당시의 실업률을 정리한 표입니다.

 

 

 

 

1930년의 연평균 실업률은 8.9%에 불과합니다. 연말부터 실업률이 급증하게 돼서 12월 실업률은 14% 정도로 추정되기도 합니다만...

 

미국과 영국은 80년대 두 자리 수 실업률을 경험한 적이 있고, 프랑스는 90년대에, 독일은 바로 얼마 전 2004년의 실업률이 11%입니다. 두 자리 수 초반대의 실업률이 나온다고 해서 공황이 진행되고 있다고 바로 느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30년대 사람들이 무지해서 대공황이 진행중임을 몰랐던 것이 아닙니다. 실업률로 봐도 1930년에는 아직 대공황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 앞으로도 한참 붕괴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느끼지 못했을 것입니다.

 

1930년 시점에 당시 사람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느낌은 어떤 것이었을까? 2009년 현재 언론에 어떤 기사들이 나오고 있는지 보면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몇 십년이 지나고 나면 사람들은 이렇게 얘기할 지도 모릅니다.

 

정말 이상하다...

30년대 사람들이야 그렇다고 쳐도 2009년 사람들은 도대체 뭐지? 어떻게 대공황이 한참 진행중인데도 출구전략을 쓸 수 있을까...

하긴 진행과정이 살짝 다르긴 하네... 하지만 결과는 거의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몰랐다는 건 좀...

 

 

과거를 공부하지 않는 사람들은 똑같은 오류를 되풀이하고, 과거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오류에 빠지는 다른 길을 찾아낸다.”

- 찰스 울프

 

과거를 공부한 사람들이 또 다른 길을 통해 다시 오류에 빠지게 되는 것은 오만 때문입니다. 과거를 공부해서 지식을 쌓았으니 이제 두려울 것이 없다는 오만이, 인간으로 하여금 재차 오류에 빠지는 다른 길로 접어들게 만드는 것입니다.

 

인간의 앎이란 것이 많이 안다고 해봐야 거기서 거기인 것,

무지의 가능성에 대한 겸손함을 가지고 있다면 오류를 피해갈 수도 있으련만, 인간이 겸손함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듯합니다.

 

 

저는 지금 이미 대공황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지금 국면은 첫번째 급락 이후 나타나게 마련인 에코버블이 진행중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이 글을 통해 말씀드리고 싶은 사항은, 대공황이라고 해서 지금은 대공황 진행중!”이라고 언론에 대서특필되는 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 상황 한복판에 놓여있는 사람은 느끼기 어렵습니다. 한참 진행되고 나서야 뒤를 돌아보며 그때가 시작시점이었던 것을... 하고 느낄 수 있을 뿐이지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에코버블의 붕괴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 붕괴가 시작되었다, 이런 느낌을 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30년 당시 주가차트를 보면 에코버블이 30 4월에 꼭지를 찍고 붕괴하기 시작했지만 하버드 경제연구소나 후버대통령은 여전히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2009년 현재의 에코버블이 꼭지를 찍고 무너지기 시작한다고 해서 시장참여자들이 무너지고 있다고 느끼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는 시장의 원리로 생각해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하락을 생각한다면 하락은 오지 않고, 모두가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상승은 거기서 끝입니다.

 

2009년에 진행중인 에코버블이 무너진다고 해도 시장참여자들이, 드디어 붕괴가 왔다, 고 느끼기 보다는 정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그 동안의 급한 상승 때문에 시장에 뛰어들 타이밍을 놓쳤다고 한탄하는 개미투자자들도 꽤 있다고 봅니다. 이들은 향후 경기전망이 낙관적인데, 시장이 하락해주어서 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고 기쁘게 생각하는 식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200910월 현재 진행중인 에코버블은 이미 꼭지점을 본 것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박스권 비슷하게 움직이다가 고점을 조금 갱신할 수도 있겠지요.

단기적인 움직임을 누가 알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이래저래 에코버블도 반환점을 돌고 있는 중이라는 느낌입니다.

 

순전히 개인적인 느낌일 뿐입니다.

주식투자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지 마십시오.

저는 투자하시는 분들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모든 종류의 투자는 자기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때만이 수익을 주는 법입니다.

남의 의견에 휩쓸리는 사람에게 수익을 나눠줄 만큼 시장이 호락호락 한 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