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당시만 해도 '로또아파트'로 불렸던 서울 은평뉴타운과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등 수도권 노른자위 아파트단지가 준공 후 입주율이 뚝 떨어지면서 '비상등'이 켜졌다.
이들 지역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기존에 살던 집이 팔리지 않아 제때 입주를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들 지역에서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한 입주예정자들이 해당 아파트를 급매물로 속속 쏟아내고 있지만 이마저도 팔리지 않고 있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
3일 본지가 부동산114·내집마련정보사 등 부동산 정보업체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 강북지역의 대표적인 신 주거단지인 은평뉴타운과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의 아파트 입주율이 입주 지정기간이 임박했거나 지났는 데도 입주율이 50∼60%대에 머물고 있다. 은평뉴타운 마고정3단지 659가구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입주가 시작됐지만 현재 입주율이 40%대에 불과하다.
심지어 지난해 12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은평뉴타운 2지구의 일부 단지(200여가구)는 입주율이 이달 초까지 25%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성남 판교신도시 역시 지난해 9월과 10월에 걸쳐 입주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입주율이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판교동 판교원마을 1단지 402가구는 지난해 9월 말부터 입주가 시작됐지만 지난달까지 입주율은 45%에 그쳤다. 2단지 202가구 역시 지난해 10월 말부터 입주가 시작됐지만 입주율은 52%에 머물렀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아파트 가격 하락을 우려해 실제 입주율 공개를 꺼리고 있어 실제 입주율은 이보다 더 낮은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말부터 입주가 시작된 경기 남양주 진접지구와 평택, 고양 등 서울을 제외한 다른 수도권 지역 신축 아파트의 입주율도 50%대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내 뉴타운·신도시 등 신규 입주단지의 입주율이 저조한 것은 건설사들이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2007년 말 밀어내기식으로 분양물량을 쏟아내면서 입주물량이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주택거래가 크게 위축되면서 입주예정자들이 기존의 살던 집이 팔리지 않아 입주잔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내집마련정보사 양지영 팀장은 "경기 침체의 영향도 있지만 정부가 뉴타운이나 신도시를 조성하면서 주변에 학교와 교통 등 각종 기반시설을 제때 확충하지 못한 것도 입주율을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와 SH공사는 본격적인 봄 이사철이 되면 입주율이 곧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평뉴타운 내 SH공사 입주지원센터 관계자는 "날씨가 풀리지 않아서 입주율이 다소 떨어지고 있지만 이사철인 3∼4월이 되면 입주율이 70%대까지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기자
■사진설명=분양 당시 '로또'로 불리며 청약열풍을 일으켰던 서울 은평뉴타운과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등 노른자위 아파트단지가 최근 입주율 저조로 비상이 걸렸다. 3일 서울 은평뉴타운내 한 중개업소에 '매물 다량 확보'라는 광고판이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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