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리·원화가치·물가 위쪽으로 방향 전환
- 물가, 최대 불안요인..출구전략 신호탄 될 수도
[이데일리 최한나기자] 오랜기간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증시 우호적으로 작용했던 요인들이 방향을 달리하고 있다. 이른바 `3低`가 가고 `3高 시대`가 오고 있는 것. 금리와 원화가치, 물가가 그 주인공이다.
이 가운데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물가다. 물가 상승세가 얼마나 빠르게 진전되느냐에 따라 경기 펀더멘털과 정책 기조가 받는 영향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증시 역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변화다.
◇ 금리·환율·물가 차례로 `U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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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도 위쪽으로 돌아선 지 오래다. 정책적 저금리 기조와 시중 자금수요 위축으로 작년말 3%대 머물렀던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최근 4% 후반대로 치솟았다. 지난달 한때 5%를 넘어서며 본격적인 금리 상승세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부르기도 했다.
최근에서야 반등 대열에 합류한 것은 물가다. 작년 7월 이후 계속해서 아래쪽으로만 움직이던 물가는 지난달 1년만에 고개를 들며 `역(逆) 기저효과`의 서막을 열었다. 작년 하반기 유가 급락으로 누렸던 물가 안정효과가 꼭 1년만에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 원자재가 부메랑…인플레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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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도 문제다. 금리나 환율의 경우 정책적 의지나 주변 여건에 따라 속도를 조절해가며 움직일 여지가 크지만 물가는 다르다. 막 발동이 걸린 만큼 다른 어떤 변수보다 크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일단 지난 1년간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며 물가 안정의 일등공신이었던 국제 원자재가격이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다른 여건이 모두 동일하다고 해도 자연적으로 물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여기에 전세계적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는 민간 소비수요가 가세하고 있다. 공급과 수요 양쪽에서 상승 압력이 가해지고 있는 셈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가가 저점에서 5개월 정도 계속해서 올라오면서 물가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로, 중국 등에서 일제히 역기저효과가 나타나면서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 증시도 긴장…출구전략 신호탄 될까 `촉각`
저물가에 익숙했던 증시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고물가 시대에 대비할 필요가 높아졌다.
경기가 본 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상태에서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 민간 소비가 다시 주저앉으며 내수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 기업들의 수익과 직결되는 문제다.
더 큰 문제는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가 한층 강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가 분분한 가운데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면, 이를 금리 인상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증시 역시 당국의 눈치를 살피며 유동성 흡수에 대한 불안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에서 원자재 투기세력을 규제하는 법안을 만드는 등 물가 상승을 억누르려는 당국 의지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출구전략이 광범위하게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물가가 올라가게 되면, 시장에서 느끼는 불안의 무게가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세중 팀장 역시 "당국이 풀어둔 자금을 회수하려고 해도 뚜렷한 명분 없이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없었다"며 "출구전략에 대한 긴장감이 강해지거나 당국 움직임이 빨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물가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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