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수원일보 환경칼럼(2011.10.27) - 인간과 환경을 위한 도시
[열린세상] 인간과 환경을 위한 도시 | |||||||||||
김정섭(환경예술가) | |||||||||||
| |||||||||||
지난 23일 터키를 강타한 강진으로 270여명의 사망자 수가 확인됐으며, 구조작업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도 사상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어째서 터키는 지진 피해 소식이 이토록 자주 전해지는 것일까? 터키는 지질학적으로 유라시아판과 아프리카와 아라비아 판 사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크고 작은 지진이 자주 일어난다. 더구나 오래된 유적들과 건물들로 이루어진 도시는 지진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2009년 유엔의 보고서에 의하면, 2008년 도시거주 인구가 전 세계 인구의 50%를 초과하였다고 한다. 2050년도에 이르면 70% 이상이 도시거주인구로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지구상의 대부분 국가에선 인구 대다수가 도시에서 살거나 도시를 향해 이주하기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문명의 안락함 뒤에는 도시인구의 급증으로 인한 각종 문제가 도사리고 있고, 환경문제 또한 도시화로 인해 생겨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도시의 지속가능한 유지를 위해 전 세계의 도시 시장들이 모여, 도시환경개선과 관련된 7개 분야의 21개 이행사항에 대해 합의하고 2012년에 성과를 평가하기로 한 국제적 협약(UEA: Urban Environmental Accords)을 2005년에 맺었다. 이달 11일에 광주에서 열린 2011 도시환경협약(UEA) 광주정상회의에서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논의와 함께, 에너지 문제, 쓰레기와 녹색교통, 물관리, 자연생태에 관한 주제로 회의를 이끌어 나갔다. 굳이 환경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더라도 이젠 기후변화로 인한 물적·인적 피해가 농촌보다는 오히려 도시에서 더 크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올해 여름,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우면산 산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발전과 안전을 상징하던 도시는 이제 기후변화의 최대 취약지대로 변해버렸다.
각 국가는 이러한 도시의 문제점들을 극복하고자 에너지나 교통 문제뿐만 아니라, 녹색과 문명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도시로 설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 기후변화에 강한 도시의 건설이 깨끗하고 자연친화적인 도시만큼이나 중요한 사안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회의에서 광주시는 저탄소 녹색도시를 위한 도시환경지표 개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도시청정개발을 제안하며, 광주선언문을 채택하였다. 우리나라도 이제 환경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는 과정을 거쳤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들과 나란히 어깨를 겨루고 동참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세계적인 행사에 함께 노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자랑스러운 일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조차 파악을 하지 못하면서 기후변화를 이겨낼 방법을 찾는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일 것이다. 각 국가나 지역에는 그마다 지역적·지리적 특성과 기후적 차이가 있다. 터키는 잦은 지진이, 섬나라인 일본은 지진과 함께 해일이 그리고 우리나라는 최근 들어 폭한과 폭우의 피해가 예전보다 급증했으며, 과밀하고 노후 된 도시 지역일수록 그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 이러한 특징을 감안해 도시를 설계하고 안전대책을 세워 놓는다면 소중한 재산과 인명의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후변화의 취약점을 잘 파악하고 대비한다면 지속가능한 녹색도시로서의 기반을 닦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더는 즐거운 잔치는 없다. 환경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고 살아갈 수 있는 도시를 만들려면 국제적인 공조와 자발적 협약은 물론이고, 우리 또한 뼈를 깎아 내는 고통과 불편함을 감내해야 함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 |||||||||||
| |||||||||||
|
출처 : 수원일보
http://www.suwon.com/news/articleView.html?idxno=697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