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세일러님의 경제시각

미국의 8월 자본재 주문 증가에 대한 해석

유랑검 2010. 9. 27. 12:11

1. 누가 황소를 몰고 왔나

2. 미국의 8월 자본재 주문 증가에 대한 해석

3. 미국의 8월 주택지표에 대한 해석

4. Fed의 양적완화와 달러인덱스

5.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강세가 가능할까?

6.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한 종합진단

 

 

 

 

아래의 언론기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지난 금요일(9/24)에 미국 주식시장이 폭등할 수 있었던 주된 근거는 8월 자본재 주문이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뉴욕마감]자본재주문 증가에 "야호!" 다우 198p↑ 머니투데이 2010.09.25 오전 06:01

 

"지표 알맹이가 좋다" 뉴욕증시 랠리..다우 1.7%↑ 이데일리 2010.09.24 오후 23:38

 

위 언론기사가 전하듯이 정말 호재가 맞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다음은 지난 금요일에 발표된 8월 내구재(Durable Goods) 주문 동향을 포함한 추세 그래프입니다.

 

 

 

                                                      (출처: 블룸버그에서 재인용)

 

 

우선 위 그래프가 보여주고 있는 추세를 볼 때 지난 금요일의 실적 발표가 호재가 맞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8월 전체 내구재주문은 전월비 1.3% 줄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20098월 이후 1년 만에 최대폭의 감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재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변동성이 큰 운송부문을 제외한 내구재 주문만을 따로 보면 전월비 2.0% 증가했다는 사실이 그 하나입니다.

운송부문은 항공기에 대한 주문을 포함하기 때문에 주문 건수 한두개로도 큰 변동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를 제외한 내구재 주문만을 별도로 살펴보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주장이 감추고 있는 사실 한 가지가 있습니다.

 

한 달 전인 7월의 운송부문을 제외한 내구재주문을 살펴보면 전월인 6월 대비 -3.8% 감소했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지난 금요일에 발표된 8월의 운송부문을 제외한 내구재주문이 2.0% 증가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저효과 때문입니다. 비교 기준점이 되는 7월의 실적이 -3.8%나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에 그와 비교해서 2.0% 늘어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8월의 실적을 6월의 실적과 비교해보면 증가가 아니라 감소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점은,

한 달 전에 7월의 실적이 발표되었을 때는 언론이 운송부문을 제외한 내구재주문 실적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지난 7월의 전체 내구재 주문 실적은 0.3%가 증가했습니다. 당시 언론은 내구재 주문이 3개월만에 플러스(+) 증가로 돌아섰다며 큰 호재라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변동성이 큰’ ‘운송부문을 제외한 내구재주문 실적만을 따져보면 전월비 -3.8%나 크게 감소했다는 사실은 누구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번에 8월 실적이 발표되니 정확히 반대 기준을 적용해서 다시 한 번 호재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8월의 내구재 주문 실적이 호재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하나 더 있는데, 

전체 내구재 주문 실적 중에서 비군수용 자본재(nondefense capital goods) 주문만을 별도로 따져보면 전월비 4.1%나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자본재는 기업들이 다른 상품을 생산하는데 사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구매하는 상품을 말합니다. 기계류, 각종 생산장비 등입니다.

군수산업용을 제외한 자본재 주문이 민간기업들의 투자활동 동향을 예측하는데 유용한 지표로 쓰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주장 역시 비교 기준시점이 되는 한달 전 7월의 비군수용 자본재 주문이 전월비 -5.3%나 감소했다는 사실을 얘기하지 않습니다. 결국 8월의 실적증가는 기저효과 때문으로 6월의 실적과 대비해보면 역시 증가가 아니라 감소한 것입니다.

 

그리고 역시 한달 전에 7월 실적이 발표되었을 때는, 현재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비군수용 자본재주문이 -5.3%나 감소했다는 사실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전체적으로 보면,

8월의 내구재 주문 관련하여 호재라고 주장하는 내용들을 살펴보면 전형적인 통계의 거짓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에 제시해드린 그래프를 다시 한 번 살펴봐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7월의 전체 내구재 주문 실적은 0.3%가 증가했습니다. 이는 5월과 6월에 연속해서 감소하던 내구재 주문이 3개월만에 플러스(+) 증가로 돌아선 것입니다. 당시 언론은 이를 큰 호재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전체 내구재 주문 실적이 플러스(+) 증가로 돌아설 수 있었던 이유는, 변동성이 큰 운송부문과 군수산업 때문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당시 운송부문을 제외한 내구재주문은 전월인 6월 대비 -3.8%나 감소했고, 비군수용 자본재 주문은 전월인 6월 대비 -5.3%나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내구재 주문 추세와 관련하여 유의해야 할 사항은,

8월의 실적이 호재라는 엉터리 주장이 아니라, 7월의 실적이 굉장한 악재였다는 사실입니다.

 

7월의 전체 내구재 주문실적이 플러스(+) 증가로 돌아설 수 있었던 이유는, 현재 언론이 강조하고 있듯이 변동성이 큰운송부문과 군수산업 때문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변동성을 제외하고 살펴본다면 현재까지 내구재 주문 실적은 지난 5월 이래 ‘4개월 연속으로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올바른 해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얘기가 나온 김에 간단히 덧붙여 언급해두고 싶은 사항이 있는데,

향후 미국의 국방비 지출이 지속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오바마 정부는 의료개혁법을 통과시켰는데, 이는 정부의 예산 지출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현재 미국 정부는 너무 크게 늘어난 재정적자를 감축해야 하는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결국 앞으로 발생할 국민 의료보험 관련 예산 지출 증가 중 상당액수는 국방비 감축에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미국의 국방예산 지출은 선진국들 중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았는데, 이처럼 높을 수 있었던 구조적인 이유 중 하나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국민 의료보험 관련 예산 지출이 적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반대의 흐름이 일어날 것으로 봅니다.

(제가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나중에 별도의 글을 통해 제대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결국 향후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국방비 지출은 미국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