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세일러님의 경제시각

사진으로 둘러보는 다마신도시

유랑검 2010. 9. 1. 11:05

저는 이번에 출장 겸 휴가를 겸해서 일본에 간 길에 다마신도시를 둘러봤습니다.

 

일본의 부동산 폭락이 언급되거나, 우리나라 신도시의 운명과 관련하여 항상 언급되던 곳이라 한번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곳입니다.

 

마침 그 기간 동안 국내 언론에서 우리나라의 부동산 하락을 일본의 경우에 빚대어 쓴 기사들이 많이 실렸더군요. 역시 다마신도시를 소개한 기사는 빠지지 않았습니다.

(아래의 언론기사는 다마신도시를 다룬 시리즈로 이어지는 기사인데, 읽어보시면 상황파악에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관련 기사:

'중산층의 꿈' 앗아간 日신도시 머니투데이 2010.08.19 오전 08:02

인구감소·도심회귀에 올드타운된 '일본 분당' 머니투데이 2010.08.19 오전 08:13

분당·일산 집값 하락세, 日전철 밟나 머니투데이 2010.08.19 오전 08:21

 

그런데 다마신도시에 직접 가서 보니, 이런 국내 언론의 취재보도에서 줄곧 간과하고 지나온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저는 직접 가보고서 무엇보다도 다마신도시가 도시로서 매우 뛰어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저는 지난 번에 판교신도시가 1기 신도시보다 훨씬 더 뛰어난 도시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판교신도시도 다마신도시와는 비교대상이 되기조차 어려울 정도입니다.

 

다마신도시가 어설프게 개발된 도시가 아니라는 사실, 이걸 제대로 느껴야 역시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찍어온 사진을 중심으로 다마신도시를 한 번 둘러보겠습니다.

 

 

다음은 다마신도시의 위치를 표시한 지도입니다.

(이 지도는 인터넷에서 캡쳐한 것인데, 혹시 저작권이 문제가 되면 누구든지 알려주시는 즉시 지우도록 하겠습니다.)

 

 

 

 

 

지도에서 초록색 동그라미는 일본 지하철 중 야마노테선을 표시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2호선처럼 동경도심을 순환하는 노선입니다.

 

야마노테선상에 3군데 분홍색으로 표시한 곳은 신주쿠역, 시나가와역, 동경역으로 동경의 3군데 업무중심지입니다.

 

다마신도시의 위치는 왼쪽에 붉은색 사각형으로 표시했습니다.

 

신주쿠역에서 게이오선 지하철을 타면 갈아타지 않고 단번에 다마신도시로 갈 수 있습니다.

 

다마신도시에서 신주쿠역으로 가는 지하철은 3종류가 있습니다. 빠른 순서대로 급행, 쾌속, 보통, 이렇게 셋입니다. 신주쿠역에서 다마신도시로 갈 때는 중간인 쾌속지하철을 이용했는데 44분이 걸렸습니다.

돌아올 때는 쾌속을 탔다가 중간에 급행으로 갈아탔는데 37분 정도 걸렸습니다. 처음부터 급행을 탔다면 신주쿠역까지 30분 이내로 도착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아래는 다마신도시의 중심상업지구에 자리잡은 역인 다마센터역입니다.

 

 

 

 

 

다음은 다마센터역에 붙어있는 주변 지도입니다.

(둥근 기둥에 붙어있는 지도를 찍은 것입니다.)

 

 

 

 

 

가운데 빨간 삼각형(現在地라고 쓰인 곳)이 지하철 역사이고 왼쪽으로 쭉 뻗어나간 대로가 파르테논 대로입니다. 대로 좌우로 다마신도시의 중심상업시설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대로 끝은 호수가 있는 다마중앙공원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앙공원의 끝은 다마시립도서관(!)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지도를 보는 순간 다마신도시가 범상치 않은 도시라는 느낌이 확 다가옵니다.

 

중심상업지구의 지하철역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 금싸라기 땅에다 돈 안되는 공원과 도서관을 배치해놓았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도시를 설계하는 단계에서부터 개발주체의 수익성보다는 나중에 실제 거주하게 될 주민들의 쾌적한 생활 환경을 더 우선시하여 개발했다는 얘기입니다.

지도를 보면 군데군데 녹지가 매우 많다는 사실도 눈에 들어옵니다. 어서 빨리 시가지를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하철역을 나서다가 다시 한 번 깜짝 놀랐습니다.

 

 

 

 

 

사진 왼쪽이 중심상업지구 중앙을 관통하는 대로인 파르테논 대로로 올라서는 계단입니다. 계단으로 반층 정도를 올라서게 만들어놓았습니다. 그런데 오른쪽을 보면 계단으로 반층 정도를 내려서면 자동차도로가 보입니다.

 

왼쪽 계단으로 반층을 올라서면 다음과 같이 됩니다.

 

 

 

 

 

이 곳이 중심상업대로인 파르테논 대로입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첫건물은 게이오 프라자 호텔이고, 그 다음 건물은 미쯔꼬시 백화점입니다.

저 끝에 보이는 곳이 다마중앙공원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이 곳은 자동차가 전혀 다닐 수 없는 순수 보행자도로(!)입니다.

 

다마신도시 중심지의 기본설계는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지하철 역에서 나와서 자동차 걱정 없는 보행자 도로를 여유있게 거닐면서 쇼핑 등을 할 수 있고, 계속 걸어가면 휴식공간인 중앙공원으로 이어집니다. 중앙공원에 연이어 도서관이 자리잡았고, 여기서 사방으로 주거공간이 자리잡은 것입니다.

 

자동차도로는 어디있는가 하면,

아래와 같이 보행자도로 한층 아래 지하에 자리잡았습니다. 처음 지하철 역에서 나와서 오른쪽 계단(위 사진에서 보여드린 계단)으로 반층을 내려서면 자동차도로가 나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사진은 애써 자동차 도로가 보이는 곳을 찾아가서 찍은 것이고, 처음부터 왼쪽 계단으로 올라선 보행자들에게는 자동차가 보이지도 않고 자동차들의 존재 자체를 전혀 느낄 수가 없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완벽하게 보행자 위주로 짜여진 설계입니다.

 

예전에 프랑스 파리에서 미래형 신도심으로 개발한 라 데팡스를 가본 적이 있는데, 그곳도 이와 유사한 구조를 취하고 있던 것이 생각납니다.

 

 

다음은 파르테논 대로를 다 걸어서 그 끝에 자리잡은 중앙공원 입구에 올라서서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저 끝이 다마센터역입니다.

 

 

 

 

 

다음은 중앙공원을 찍은 사진입니다.

 

 

 

 

 

가족끼리 피크닉을 와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공원 건너편으로 고층 맨션도 보입니다.(이곳에선 아파트라 하지 않고 맨션으로 부릅니다.)

 

아래는 공원에서 중심상업지구 쪽을 찍은 사진입니다.

 

 

 

 

 

아까 지하철역 지도에서 보았던 작은 호수도 보입니다.

지하철역에서 도보 5분 거리 중심상업지구에 연이어 이러한 공원을 배치한 설계자의 배려가 돋보입니다. 아직 우리나라 신도시 가운데는 이런 곳이 한군데도 없지요.

 

 

(이어지는 글은 이따가 오후에 마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ㅇ 책 링크: 불편한 경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