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황 vs 현재, 주가지수 패턴 비교
저는 지난 글, 다우지수가 ‘대공황’ 때의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는데...,
에서 다우지수가 대공황 때의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는 분석내용(미국의 기술적 분석가 달 구피의 견해)을 소개하고, 대공황 당시의 수치 데이터를 바탕으로 직접 차트를 그려서 비교해보았습니다.
아래는 당시 달 구피가 제시했던 7월 초까지의 다우지수 차트입니다.
하지만 달 구피가 분석을 제시하고 나서 그 뒤로 미국 주식시장은 오히려 상승으로 돌아섰습니다.
그런데 대공황 당시의 차트를 다시 보다가 흥미있는 사실 한 가지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아래는 지난 글에 게재했던 대공황 당시의 차트 중 두번째 헤드 앤 숄더(head & shoulder)까지를 나타낸 부분입니다.
위 차트에서 대공황 당시 에코버블이 무너질 때 나타났던 두 번째 헤드 앤 숄더 패턴 중 오른쪽 어깨부분(1930년 5월 무렵)을 보면 작은 쌍봉 형태를 이루고 있습니다.
아래는 최근의 미국 다우지수 차트(어제 낮에 캡쳐해둔 것이라 어젯밤의 하락은 반영이 안된 것입니다)입니다.
차트를 보면 달 구피가 의견을 개진한 이후 상승으로 돌아섰던 다우지수가 최근 다시 하락하면서 작은 쌍봉 비슷한 모양을 만들고 있는 중입니다. (작은 쌍봉 중 첫번째 봉우리가 낮은데, 이 작은 봉우리를 헤드head에 합쳐서 하나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고 보면 달 구피가 지난 7월 초에 제시했던 차트에서 그대로 하락으로 갔다면 헤드 앤 숄더 패턴에서 오른쪽 어깨 부분이 너무 쳐진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지난 6월 30일에 올렸던 글,
한국, 미국, 중국의 차트 비교와 우리나라의 경기 상황
에서 미국의 S&P 500 지수가 헤드 앤 숄더 비슷한 모양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아래는 당시에 올렸던 차트입니다.
위 차트를 보면, 역시 오른쪽 어깨부분이 너무 처지는 감이 있습니다.
아래는 최근 S&P 500 지수 차트(어젯밤의 하락은 미반영)입니다.
S&P 500 지수를 보면, 대공황 당시 다우지수가 보였던 패턴과 매우 유사하게 헤드 앤 숄더의 오른쪽 어깨가 작은 쌍봉형태를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차트가 반복되거나, 서로 다른 시장의 차트가 비슷한 모양을 그려나가는 현상에 호기심을 느낍니다. 자기유사성을 보이는 프랙탈 현상이 금융시장에서도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현재의 S&P 500 지수가 대공황 당시에 다우 지수가 보였던 패턴을 당분간 그대로 따라갈 수도 있겠다는 추론이, 여러 가지 경제지표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볼 때도 논리적으로 그럴듯해보이기 때문에 더욱 흥미를 느끼게 됩니다.
(대공황 당시에는 S&P 500 지수가 없었습니다. 오늘날에는 주식시장의 거래규모가 커지고 종목수가 대폭 늘어났음을 감안하면, 현재도 과거와 똑같이 30종목으로 비교하는 것은 오히려 타당하지 못하고 500종목으로 비교하는 것이 논리적으로도 더 타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공황 당시 두번째 헤드 앤 숄더 패턴이 완성된 이후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헤드 앤 숄더 패턴 이후 주가지수가 급락하면서 전저점 부근까지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때 나타나는 급락의 급격한 기울기에도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헤드 앤 숄더 패턴은 기술적 분석에서 추세 반전형으로서 가장 신뢰할 만한 패턴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때 나타나는 하락의 최대 목표값은 직전의 상승 전체를 되돌아내려가는 것입니다. (최소 목표값은 목선까지)
대공황 당시에 다우지수는 헤드 앤 숄더 패턴의 최대 목표값까지 하락한 셈입니다.
이와 같은 과거의 움직임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현재의 S&P 500 지수의 향후 진로를 그려본다면 다음과 같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차트의 반복성을 토대로 향후 진로를 예상해보는 것은 순수하게 재미 차원임을 분명하게 강조해두고자 합니다. 차트의 움직임이 반복되다가도 어느 순간부터는 이탈하게 됩니다. 그 이탈이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것(당장 내일부터 일 수도 있고, 한참 뒤일 수도 있습니다)이기 때문에 이렇게 향후 진로를 그려보는 것은 호기심 차원을 넘어서는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두번째 급락이 대공황 때와 유사하게 급격하고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대공황 당시 다우지수의 흐름을 보면, 두번째의 폭락이 첫번째의 수직낙하 다음으로 급격한 하락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 나타나는 하락들은 첫번째나 두번째 만큼 급격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와 같은 패턴이 반복되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이렇게 급격한 하락을 불러올 수 있는 요인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재고효과가 종료됨에 따라 기업들의 실적이 모두의 예상보다도 더 빠르고 크게 나빠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의 기업실적을 가만히 되짚어보시면 모두의 예상을 깨고 빠르고 급격하게 좋아졌다는 사실이 떠오를 것입니다. 재고효과 때문입니다.
관련 글: 미국 경제에 나타난 재고효과
지난 2분기까지 기업실적은 재고효과 때문에 오버슈팅된 것입니다.
오버슈팅은 필연적으로 언더슈팅을 부르게 됩니다.
(3분기 기업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하는 애널리스트들은 기본적으로 엉터리라고 생각하시면 큰 오판이 아닐 것입니다.)
재고효과가 마무리되고 있음이 경제지표(지난 글에서 소개해드렸던)상으로 확인되고 있는 중입니다. 조만간 기업실적으로도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별도의 글로 정리해서 올려드리려고 합니다.
어제 미국주식시장은 7월 기존주택매매실적이 크게 나빠진 것으로 나오면서 폭락했습니다.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그동안 여러 번 지켜보던 바 그대로입니다.
관련기사: (월가시각)"주택경기가 이 지경에 이를 줄이야" 이데일리
뻔히 미리 알 수 있었던 것을 몰랐다고 하면서 ‘충격’적이라는 코멘트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주택 관련 지표가 나쁘게 나올 수밖에 없다는 사실, 주택가격은 필연적으로 추가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저의 최근 글들을 통해서도 충분히 설명드린 바 있습니다.
관련 글:
재고효과의 종료와 맞물려 미국의 주택가격이 추가 하락함에 따라, 미국의 경기는 급격한 침체에 빠지고, 기업실적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주가지수의 급락을 불러오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한 편에서는, 국가의 재정위기에 대한 경고(신평사들에 대한 처벌규정이 마련되었으니 신평사들은 엄격하게 경고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길)도 있기 때문에, 미국을 포함한 각국 정부는 파격적인 경기부양책을 당장 내놓는 것은 망설이게 될 것입니다.
그러다가 시장의 급락이 이어지면서 이에 따른 공포감이 절정에 이르게 되면, 결국 또 한 번의 파격적인 경기부양책이 나오면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는 흐름으로 간다는 시나리오가 그럴 듯해 보입니다.
제가 위에 올려드린 S&P 500 지수의 향후 진로 그림과 관련하여 노파심에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공간부족 때문에 그 이후의 모습을 덜 그린 것입니다.
최종적인 그림은 위에서 소개해드린 대공황 당시 다우지수 차트와 유사하게 흘러갈 것입니다. 그 뒤로도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며 기나긴 대세하락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헤드 앤 숄더 패턴 이후 급격한 하락이 발생하면 모두가 공포에 질리면서 큰 손해를 본 채로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오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후 경기부양책과 함께 다시 상승으로 돌아서면 어떻게 될까요?
위 그림을 보시면 ‘이중바닥’ 모양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중바닥이 형성되었으니 이번에야 말로 대바닥을 확실히 다졌다는 논리가 동원될 수 있습니다. 개미투자자들은 큰 수익을 꿈꾸며 다시 한번 시장으로 빨려들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뒤 결과는 정해져 있습니다.
미리 경고해두고자 합니다.
덧붙이는 글:
눈에 띄는 언론기사 몇 가지의 링크를 걸어드립니다.
"美 더블딥 아닌 '1930년대식 불경기' 상황" 연합인포맥스
미국의 경제상황이 더블딥이 아닌 30년대식 불황(Depression, 정확하게는 공황)이라는 진단은 정확한 것입니다.
美 국채 기록적 랠리…'더블딥 우려 가중' 머니투데이
저는 그 동안 여러 편의 글쓰기를 통해 큰 돈들이 노는 국채시장이 가장 정확한 흐름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요즘 국채시장은 기록적인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 기사 제목 중 ‘더블딥 우려 가중’은 틀린 말입니다. 국채시장을 보면 이미 공황이 진행중입니다.
달러·엔 1995년 이후 최저.."환시개입 실망" 아시아경제
엔화의 가치는 당국의 환시개입이 나오지 않자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습니다. 한 때 84엔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당국이 점점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고 있는 중입니다.
외환시장에서는 스위스도 수출산업을 지키기 위해 환시개입에 나섰다는 소식이 돌고 있는 중입니다. 환율전쟁은 이미 개전했다는 사실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ㅇ 책 링크: 불편한 경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