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세일러님의 경제시각

주식시장의 거짓말

유랑검 2010. 4. 6. 18:51

며칠 전 아래의 기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지수 오르는데 증권주는 울상? 아시아경제 2010.03.31

 

내용을 읽어보면,

통상적인 경우 지수가 오르면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늘어나면서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입도 늘어나는 법인데, 이번에는 그러지 못하다는 사실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언급하고 내용은,

현재의 주식시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종합주가지수(주간 차트)와 거래량, 거래대금을 같이 정리한 아래의 그림을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원래 주가보다 거래량이 더 정직한 것입니다. 위 그림에서 거래량과 거래대금의 동향을 눈여겨 보시기 바랍니다.

 

그림을 보면 09 4월을 전후한 시점의 상승기와 7월 이후의 상승기(차트에서 첫번째 봉우리를 이룬 부분) 동안에는 종합지수가 상승하면서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같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패턴이 정상적인 흐름입니다.

 

그런데 09 12월의 상승기를 보면 지수가 상승하고 있는데도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오히려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 눈에 띕니다. 그리고 1월이 되어 지수가 두번째 봉우리를 이룬 시점에 거래대금이 단번에 크게 늘어났습니다.

 

이는 작년 12월부터 금년 1월까지 이어졌던 상승기(두번째 봉우리)거짓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종합지수를 끌어올려놓고 고점에서 개미들에게 물량을 떠넘기는 전형적인 차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금년 2월 중순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승기 동안에도 의심스러운 패턴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선 거래량과 거래대금의 괴리 현상이 크게 눈에 띕니다.

이는 최근에 주식시장이 외국인들에 의해 완전히 좌지우지 되면서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등 수출주들을 중심으로 해서만 지수가 오르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전체의 거래량은 시장의 에너지를 보여주는 것이자,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참여도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결국 현재의 시장상황을 보면, 시장의 전체적인 에너지는 매우 취약한데 외국인들이 대형주 위주로 매매하면서 지수를 어거지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습니다.

 

최근의 거래대금 동향을 보면, 바로 지난 주에 거래대금이 크게 늘기 전까지는 거래대금이 늘어나지 않았습니다(거래량은 크게 감소하고 있고). 그리고 지난주는 종합지수가 세번째 봉우리의 정점에 올라선 시점입니다.

아직까지는 현재진행형입니다만, 현재 나타난 세번째 봉우리를 정점으로 종합지수가 하락한다면 지난 두번째 봉우리에 이어 외국인들이 다시 한번 고점에서 물량을 털어내는 모습이 될 것입니다.

 

저는 작년 10월 중순에 에코버블의 반환점에 대한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관련 글: 기저효과의 후폭풍

 

전체적으로 차트에 보이는 세 개의 봉우리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주가의 봉우리는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서거나 지금처럼 전고점을 살짝 넘어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거래대금의 봉우리 높이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시장의 에너지(에코버블의 에너지)가 지난 9월의 첫번째 봉우리에서 사실상 다했고, 두번째와 세번째 봉우리는 시장의 주세력이 물량을 떠넘기기 위해 만들어낸 거짓 봉우리라는 사실을 암시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첫번째 봉우리를 만들어낸 작년 3분기의 상승기 동안에도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같이 늘어나다가 중반부터는 괴리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시점부터는 역시 시장 에너지가 다한 상태에서, 외국인들에 의한 어거지 상승이었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완전히 외국인들 뜻에 따라 좌지우지되고 있습니다.

 

보통 주식시장을, 경제학에서 얘기하는 완전경쟁시장에 가장 가까운 사례로 얘기하는데, 최소한 우리나라 시장에 관해서는 적용되지 못하는 얘기입니다.

외국인들의 의도에 의해 완전히 좌우되는 시장이 무슨 완전경쟁시장이겠습니까?

 

그러므로 우리나라 시장을 정상적인 시장, 완결된 독립 시장으로 보고 분석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오직 외국인들의 의도와 동향, 세계 시장과의 관련성 하에서 분석할 때라야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세계 주식시장과 어떤 관련성을 갖는지에 대해서는 아래 글에서 정리한 적이 있으니 못보신 분은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글: 누가 거짓된 흐름을 만드는가 주식과 환율에 관한 조언(추가)

 

현재 우리나라에서 나타나는 외국인들의 동향도 세계시장과의 관련성 아래에서 생각할 때만이 의미있게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자체의 시장 에너지가 어떠한지 참고하려면, 외국인들이 돌봐주지 않는(?) 코스닥시장이 보다 정직하게 시장의 흐름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음의 기사를 보면, 최근 코스닥 시장이 코스피 시장과는 달리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내일의전략]'외인이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 머니투데이 2010.04.05 오후 17:13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의 '디커플링'(엇갈린 행보)이 심화되고 있다.

3월 중순부터 '서로의 갈길'을 걷기 시작한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은 4월 들어 편차가 강해지며 완전히 독자적인 행보를 하기 시작하는 분위기다.

......

 

 

결국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어떻게 될지 알기 위해서는 외국인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미국 시장의 상황을 고려해야만 합니다.

 

요 며칠 새 미국 주식시장은 경제지표가 드디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줄기찬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나타나고 있는 경제지표의 호조에 대해, 재고효과와 에코버블에 따른 것으로 일시적인 것일 뿐 유지될 수 없는 것으로 봅니다. 이에 대해서는 내일 별도의 글을 정리해서 올리기로 하고 오늘은 우선, 최근 나타나는 경제지표의 호조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더라도, 현재의 주가수준을 유지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먼저 강조해두고자 합니다.

 

요즘 미국 주식시장의 상황은 다음 기사의 제목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월가시각)"주식시장, 하락을 원치않아" 이데일리 2010.04.02 오전 07:08

 

물론 위 기사의 전반적인 논조는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기사의 본문 중에는 미국 애널리스트들의 주식시장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역시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말의 뉘앙스가 살짝 암시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데이비드 휴펠 트라이번트 파이낸셜 매니저는 "지속적인 경제회복의 징후들이 더 많아지고 있고, 경기사이클 상 회복세가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이 하락을 원치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조 윌리엄스 커머스트러스트 스트래티지스트는 "경제가 확장세를 계속해서 이어가는 것 같은데, 대단하다"고 말했다.
......
라이언 데트릭 섀퍼스인베스트먼트 리서치 스트래티지스트는 "경제에 대한 기대심리가 다소 낮은 것 같다"며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경제가 더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에 대한 기대심리가 다소 낮은 것 같다는 한 마디가 속내를 제대로 내비치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의 주가지수는 현재 호조라고 주장되는 경제지표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유지될 수 없는 것입니다.

 

이 세 사람은 자신의 직업상 상승쪽으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말의 뉘앙스를 보면 현재의 주식시장 상승세가 유지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아마 언론인터뷰의 내용과는 달리 자신의 직접 고객들에게는 매도를 권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아래는 미국 S&P 500 차트입니다.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지수의 상승과는 달리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 눈에 띕니다. 지수의 화려한 상승과는 달리 시장의 에너지가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경제지표가 호조라고 주장하는 폼새가 주식시장의 상승을 상당한 기세로 밀어붙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기본적으로는 휩소(whipsaw, 거짓 움직임)의 성격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경제지표가 호조라는 강력한 주장과는 달리 주가의 상승이 생각보다 별로 일수도 있습니다.

 

아마 버트란드 러셀의 말로 기억되는데, 원래 사람이라는 존재는 잘 모르는 대상에 더욱 흥분하는 법입니다. (그래서 오래된 친구 사이는 연인으로 발전하지 못하지요 ^^)

 

원래 모든 종류의 시장에서 어떤 호재는 아직 실현되지 않은, 상상 속에서 아름답게 채색된 희망으로 남아있는 상태(아직 현실로 나타나지 않은)가 가장 좋은 것입니다. 그 아름답던 희망이 막상 현실로 나타나면 그때부터는 객관적 현실(이건 아무리 멋진 것이라도 상상 속에서 아름답게 채색된 것만은 못한 법입니다)만 남습니다.

그래서 모든 종류의 시장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호재가 막상 실현되었을 때는 하락으로 기울곤 합니다.

 

최근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서는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승인이 이와 유사한 패턴을 보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승인이 떨어졌지만 막상 가격은 상승하지 못하고 오히려 하락으로 돌아섰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의 가격 하락세는 매우 가파르게 전개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미국에서 경제지표가 아주 좋다고 합니다. 지난달 미국에서는 162천개의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3년래 최대규모의 일자리 증가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좋은 소식입니다.

하지만 좋은 소식에 고무되어 객관적인 현실이 어떤지 둘러보면, 그렇게 일자리가 늘어났다고 해도 실업률은 여전히 9.7%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옵니다. 얼핏 대단하게 느껴지는 것과는 달리 객관적인 수치로 보면 별게 아닌 것이지요.

 

미국의 현재 주가지수와 동일한 수준을 보였던 과거의 시점들과 현재를 놓고, 실업률 등 여러 가지 경제지표를 비교해보면 즉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의 주가지수 수준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인지 어떤지...

 

외국인들의 모습 밖에 보이지 않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이들이 팔고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어찌 되는가, 질문해봐야 합니다. 그때도 대세상승을 얘기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외국인들은 작년에 506.8억 달러나 사들였듯이, 팔지 않고 계속 사들이기만 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저는 지금이 자본주의가 용틀임을 하는 시기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현재 주식차트를 들여다보는 사람들은 20대 이상이라고 본다면, 앞으로도 살아 생전에 다시 보지 못할 시장의 움직임을 지금 보고 있는 것입니다.

자본주의가 용틀임을 하는 순간을 직접 두 눈으로 목격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매우 흥미진진하게 시장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시장이 얼마나, 어디까지 거짓말을 할 수 있을까...

 

요즘처럼 시장 전반에 거짓말이 횡행했던 적이 과거에 없었습니다.

요즘 시장은 한 마디로 말해서 갈 데까지 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진작에 고꾸라졌을텐데, 요즘은 역사적으로 특별한 시기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시장의 움직임을 여유있게 지켜보면 되겠습니다.

저는 사실 이제 여유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의 글쓰기 목표는 생존을 지켜내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생존에는 큰 판단을 그르치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부동산입니다.지금과 같은 시기에 판단 잘못으로 담보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매입한다면 생존이 위태롭게 됩니다.

하지만 부동산은 이미 기세가 꺾였고, 이제는 메이저 언론들도 모두 인정하고 있습니다.

 

산은硏 "집값, 美· 버블 붕괴 직전과 비슷" 이데일리 2010.03.23 오전 11:04

 

집값 대세상승 꺾였지만 급락상황은 아니다 매일경제 2010.04.05 오후 17:36

 

강남권 재건축 호재에도 무덤덤… 용인·분당 집값 5개월째↓ 매일경제 2010-04-05

(이 기사는 첫 줄이, 부동산 시장에 '대세 하락'의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로 시작됩니다)

 

정부의 의사를 반영할 수밖에 없는 산업은행의 경제연구소까지 나서서 집값 버블에 대해 경고해주고, 메이저 경제신문까지 나서서 부동산 시장의 대세하락가능성에 대해 얘기하고 있으니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이제 판단을 그르칠 일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달러화 환율 동향에 대해 집중적으로 글을 썼던 이유는, ‘달러의 휴지조각론(하이퍼)인플레이션 논리의 근거로 쓰였기 때문입니다.

(하이퍼)인플레이션 논리로 겁을 주어 중산층과 서민들로 하여금 주식, 부동산 등의 자산매입에 나서도록 유인했기 때문이니다.

 

저는 가장 기본적으로는 인플레이션 논리를 반박하기 위해 글을 써온 셈입니다. 인플레이션 논리가 생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근본적인 판단을 그르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가장 구체적인 형태는 부동산과 관련한 판단입니다.

 

결국 가장 기본적인 것이 달러의 동향이었기 때문에 달러화의 동향에 대한 글이 가장 중심되는 것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달러의 가치가 추세를 돌리면서(관련 글: 엇박자 환율, 희비극) 세계적으로 인플레 얘기가 많이 들어갔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부동산과 부채 문제에 비하면 주식투자는 부차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주식에 대한 기본적인 믿음이 약하기 때문에, 평균적인 중산층과 서민들에게 있어서 주식투자의 규모가 생존을 위협할 만큼 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경제에 관심있는 분들은, 보다 여유있는 마음으로 시장이 어떻게 움직여나가는지 지켜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어디까지 거짓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지, 어떻게 무너지기 시작하는지 지켜보는 것이 큰 공부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 동안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 나중에는 어떻게 말을 바꾸는지도 눈여겨 보신다면, 역시 큰 공부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