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딥도 시간이 필요하고, 현재의 관성은 연말까지 지속.. (09.8.28)
더블딥도 시간이 필요하다.
2009년 8월 27일
가. 최근 경제에 대한 엇갈린 반응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주가지수가 연초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큰 폭으로 상승하자,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향방을 놓고 낙관론(?)과 비관론(?)이 극심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다시 한 번 주식시장과 실물경제 충격을 예상하는 ‘더블딥’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될 것임을 예상하면서 더블딥 가능성을 일축하거나 더블딥이 있더라도 금년이나 내년 초까지는 발생할 수 없다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견해를 피력하고 있습니다.
더블딥을 예상하는 경제전문가들 중에서 대표주자는 미국 뉴욕대 루비니 교수입니다. 그는 S&P 지수가 다시 60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하면서 더블딥 가능성을 아직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삼성증권 k 투자 분석팀장 및 몇몇 증권회사 투자분석 팀장들이 지난해와 같은 큰 충격은 아니더라도 다시 충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주가지수가 상승 탄력을 이어가고 있고, 추가적인 상승도 기대됩니다. 이에 따라 시장참여자들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경기회복에 돈을 걸었던 사람은 상당한 수익을 실현하고 있으나, 일시적인 상승에 돈을 걸었던 사람은 투자손실을 입었거나 수익실현 기회를 잃자, 경제적 불확실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경제학자들과 증권 전문가들을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나. 경제현상에도 관성의 법칙이 존재한다는 사실 알아야
‘관성의 법칙’이란 물리학 용어로서 일단 진행방향이 잡히면 원래의 방향대로 움직이려고 하는 힘 또는 성질을 말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경제활동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투기성 재화시장은 인간의 심리가 작용하고, 90% 이상은 시장분위기에 편승하는 경향이 있는 보통사람이라는 점에서 관성의 법칙이 다른 시장보다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경기 불황기에는 예상보다 더 악화되고, 경기가 회복되는 국면에서는 예상보다 더 호전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게다가 실물자산과의 교환수단인 돈을 천문학적으로 풀고, 금리를 인하하는 방법으로 경기부양책을 선택할 경우,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의 상호작용 관계 때문에 처음에는 돈의 힘으로 추락하는 경기를 붙들지만, 6개월 정도 시간이 지나면 주가지수가 먼저 상승하고, 시차를 두고 실물경제로 전이되어 다시 주가지수 상승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므로 기존의 관성이 정지되거나 역으로 작용하면서 주가지수 상승 추이도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기간 지속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와 같은 꽤 유명한 경제연구소가 경제성장률 예측에 실패하고 있는 것이나, 상당히 유능하다고 알려진 증권전문가들이 주가지수 예측에 실패하고 있는 것도 관성의 법칙이 작용하는 ‘돈과 실물경제의 상호작용 관계’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데 있습니다. 즉, 불확실성이 있더라도 수급은 재료에 우선하므로 돈이 많이 풀리면 경기회복국면에서는 악재가 상당기간 동안 잠복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 악재는 치유가 되기도 하지요..
따라서 경기회복 또는 주가지수 상승 추이의 관성이 다시 정지되거나, 역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대단히 큰 힘이 작용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원자재 가격이 기업과 소비자들이 부담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상승하거나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여 대출 원리금 부담 때문에 연체가 증가하거나, 외환시장이 다시 불안해지는 등 거시경제 변수에 충격을 줄 수 있어야 지금까지의 관성이 정지되고 역 방향으로 관성이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더블딥이 현실화 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초대형 사건이 터지지 않으면 금리가 단기에 급등하지도 않고, 원자재 역시 급등하기 위해서는 기업 경영환경이 개선되어야 하고, 많은 에너지 축적이 요구되므로 시간이 필요합니다.
⇒ <결론>
미국 경제는 물론, 한국경제도 더블딥이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불확실성은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돈과 금리의 힘에 의해서 이들 악재가 잠복상태에 들어갔거나 일부는 악재가 소멸되어 경기회복 또는 주가지수 상승에 탄력이 붙고 있으므로 에너지가 소진되거나 새로운 대형 악재가 나타날 때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주식시장에 거품논쟁이 있어야 하지만, '환율 효과' 와 물가 상승 등으로 기업의 영업이익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주가수익률이 높더라도 영업이익이 개선되면 주가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으므로 거품논쟁이 발생하기 위해서도 대형 악재가 출현하거나, 거품이 생성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지금이라도 경제 연구소 및 증권 전문가들은 물론, 시장참여자들도 '실물경제와 금융시장(돈)의 상호 작용관계'에 대한 공부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유는 진정한 전문가라면 경제현상이 반전되는 시기까지 알아야 국민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고, 시장참여자들은 금융시장이 반전되는 시점까지 알아야 수익율을 극대화할 수 있고, 투자손실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분명한 사실은 당분간 '돈의 흐름'이 채권시장이나 부동산 시장보다 주식시장과 원자재 시장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금융시장 환경입니다.
한국시장경제연구소 제공(www.kmer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