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세일러님의 경제시각

눈먼 돈 지표 ? (09.09.04)

유랑검 2009. 9. 24. 17:30

저는 일전에 눈먼 돈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아래의 차트가 이 눈먼 돈의 흐름을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파란색은 코스피 지수이고, 초록색은 신용융자 잔고입니다.

신용융자 잔고는 작년 10월말 1 858억원에서 바닥을 찍고, 어제(9 2) 4 4,671억원까지 4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현재의 신용융자 잔고가 07 10월말 코스피 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어 상투를 치던 무렵과 거의 맞먹는다는 사실입니다(당시는 4 6,548억원).

 

07 9월 이래 코스피 지수의 움직임과 거의 동행하는 흐름을 보이던 신용 잔고가 09년 들어 코스피 지수의 상승률보다 더욱 큰 폭으로 급상승을 보였습니다.

 

저는 이 신용 잔고가 순수 개미투자자들의 동향을 반영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벌써 대상투라고 볼 수 있는 07 10월 만큼 들어왔을 것이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혹시 그 사이에 신용융자관련 제도의 변경이 있어서 신용융자가 더 쉬워지기라도 한 것인지 세부내역을 정확히 알지는 못합니다. 만에 하나, 순수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을 반영하는 것이 아닐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하간 매우 흥미있는 자금 동향이어서 소개해드립니다.

 

신용 잔고가 순수 개미투자자들의 동향을 반영하는 것이 맞다면,

그동안 에코버블이 아주 매력적인 상승의 모습을 연출하다 보니 벌써 알게 모르게 순수 개미투자자들이 시장에 많이 들어왔다고 추론해볼 수 있겠습니다.

 

아래 차트는 최근의 동향을 더 확대해서 본 것입니다.

 

 

 

 

 

눈길이 가는 것은 A B 기간입니다.

 

A기간 동안 코스피 지수는 1300대와 1400대를 왔다갔다 하는 박스권 등락을 보였습니다.

이 기간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1300대에서는 매수하고 1400대에서는 매도하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동안에도 신용잔고는 계속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B기간 동안 코스피 지수는 2개월 반 동안 진행돼온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여 급상승을 보입니다. 그러자 신용잔고는 도리어 감소합니다.

이는 박스권 기간 동안 투자를 늘려온 개인들이 지수의 급상승에 차익을 실현하는 움직임을 반영합니다.

그러다가 코스피 지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1530포인트를 돌파하자 신용잔고는 다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냥 저의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시장에 눈먼 돈이 아직도 남아있는 듯 합니다.

시장이 아직 남아있는 눈먼 돈을 마저 빨아들일 것이라고 예상해본다면,

향후 주식시장은 다시 A기간과 비슷한 움직임을 연출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즉 코스피 지수가 1500대와 1600대를 왔다갔다 하는 박스권 등락을 보이는 와중에 신용잔고는 더욱 증가하는 움직임입니다.

 

이는 정말 아무 근거없이 해보는 저 개인의 막연한 상상일 뿐임을 밝혀둡니다.

 

루비니 교수는 지난 4월말 아래 신문기사에서 suckers’ rally(봉들의 잔치)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루비니 "최근 증시는 '봉'들의 랠리" 한국경제 [경제] 2009.04.22 오후 18:31

 

루비니 교수가 주식시장의 상승을 봉들의 잔치일 뿐이라고 일축했던 때로부터 수개월이 지났고 종합지수는 더욱 상승했습니다. 그럼 루비니 교수가 틀렸던지, 아니면 지금쯤 견해를 수정한 것일까요?

 

루비니 교수는 시종일관 견해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가 말하는 전망은 1주일, 한 두달 앞을 내다보는 단기전망이 아님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루비니 교수가 언급했던 sucker()라는 단어를 킨들버거의 명저 광기, 패닉, 붕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킨들버거는 책의 머릿말에서 이 sucker를 불어판에서 어떤 단어로 번역하는 것이 좋을까 고민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지금 주식시장이 매력적이라고 느껴지는 분들은,

죄송합니다만 sucker에 해당할 뿐입니다.

광기, 패닉, 붕괴의 희생양이 될 뿐입니다.

 

지금 주식시장이 매력적이라고 주장하는 제도권 애널리스트는 그럼 무얼까요?

 

sucker들을 유인하는 사람들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