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등에 업고 진창을 건너야 한다면? (09.05.08)
저는 앞선 글들에서 ‘진실의 순간’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진실의 순간에는 외면하고 싶은 진실, 불편한 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반대로 평상시라면 어떨까요?
평상시에도 오로지 진실만을 말하는 사람은 문제가 있습니다.
평상시에도 진실만을 얘기한다면 우리 인간들의 삶이 얼마나 삭막할까요?
우리 삶을 견딜만한 것으로 만들어주는 것, 기쁜 것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꿈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사람이게 하는 것은 꿈을 꾸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가 종종 진실을 바로 보지 못하는 이유도, 사람은 기본적으로 꿈을 꾸는 존재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꿈을 꾸지 않는, 또는 꿈을 꾸지 못하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입니다.
인간이 모여사는 사회가 전체적으로 꿈을 꾸지 않는다면, 또는 꿈을 꾸지 못하거나, 꿈꾸기를 포기해버린다면, 그 사회는 죽은 사회이고 지옥일 것입니다.
하지만 진실의 순간이 찾아오면 얘기가 달라져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지금 진실의 순간이 우리를 찾아와서 대문을 노크하고 있다고 봅니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는 나와 내 가족의 생존이 달려있기에 꿈을 꾸는 것은 잠시 미뤄두어야 한다고 봅니다.
기꺼운 것은 아니나 불편한 진실을 직시해야 하고 진실에 대해 얘기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의 지금까지 글들은 모두 일반가계(중산층이라 부르든, 서민이라 부르든)와 중소기업들이 이 위기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생존’이라는 관점에 초점이 맞추어진 글들이었습니다.
저의 글들은 애초에, 마땅히 이래야 한다는 ‘당위’와 이렇게 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다라고 하는 ‘이상’에 대해 얘기하는 글이 아니었습니다. 이에 대해 쓸 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렇게 쓰자면 완전히 또 다른 얘기가 될 것입니다.
시간을 쪼개어 써야 하므로 일단 급한 ‘생존’이라는 관점에 맞추어 글을 썼습니다.
우리 사회는 명분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봅니다. 아마 유교주의의 영향이 아닐까 합니다.
까마귀 노는 곳에 가지 말라 하고 내 몸에 흙 묻히기 싫어합니다.
누구나 진창에 발을 들여놓기 싫을 것입니다.
하지만 내 가족을 등에 업고 무사히 건너편으로 건네야만 한다면 얘기가 다릅니다.
눈 앞에 진창이 놓여있다 하여 주저할 수 없고, 내 몸에 흙 묻히기 싫다고 한가한 소리 할 것이 아닙니다.
진창을 직시하고 두 발을 걷어부치고 기꺼이 뛰어들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두 발은 진창을 딛고 서 있되 가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봐야 합니다.
진창을 딛고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진창이 영원히 이어질 것은 아니며 머리 위에는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늘만 쳐다보느라 진창을 외면하기만 하면 안될 것입니다.
제 글의 원래 목적은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경제의 기본 원리와 경제지표를 보는 법을 설명드리고자 하는 것이었고, 그 다음은 돌아가는 판세를 이해시켜 드리고 싶었습니다.
모두가 가계의 올바른 선택(생존을 위한)을 돕는 것이 주목적입니다.
어떤 분들은 저의 글에 대해 정부를 분명하게 비판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는 그 동안 비판해야 할 부분에서는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제 글을 전체를 다 안보신 분들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제 글을 모두 다 보시고도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렇게 보는 분들도 있구나 하고 제가 받아들일 수 밖에요.
모든 글을 비판만으로 채울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들은 반대 측면에서 걱정해주시고 있기도 합니다.
저로서는 그냥 저의 생각을 써나가고자 합니다.
누가 저에게 침묵을 강요할 수 없듯이 누가 저에게 무엇을 말하라고 강요할 수도 없습니다.
저는 지금 차근차근 하나씩 써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한꺼번에 여러 가지를 급히 먹는다면 체할 수도 있고, 마음이 급하다고 바늘 허리 매어 쓸 수도 없는 법입니다.
앞으로 써나가는 도중에도 어떤 때는 좀 더 열광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을 듯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좀 더 오해를 살 수 있을 듯도 합니다.
부분만 보지 마시고 전체를 보시고 판단내려주셨으면 합니다.
경방의 고수분들 중에서도 저의 글에 반론을 제기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모욕을 가하고 말꼬리를 잡는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비판이라면 당연히 토론에 나서야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곳이 경제’토론’방이니 더더욱 토론에 응해야 마땅함을 알고 있습니다.
다만 말로써 말 많아질 것이 두렵습니다. 저는 아직 빨리 쓰고 싶은 글들이 좀 더 남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토론에 응하는 것을 미루고 있습니다.
이유야 어떻든 토론에 응하지 않는 것은 경제토론방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어찌보면 저의 글은 개인 블로그에 쓰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하지만 원래 작은 까페에서 쓰기 시작한 글이 어찌어찌 하다 보니 경방에 쓰게 되었고, 시작을 한 이상 저의 생각을 다 쓸 때까지는 계속 쓰려고 합니다.
저의 의사로 경방에 글 쓰기를 관둘 생각은 없습니다.
글을 다 쓰고 나서는 토론에 응하겠습니다. 그 때까지는 양해의 말씀을 올립니다.
반론 주시는 것에 대해서 직접적인 응대는 않고, 제 글에 어떤 잘못이 있다고 느껴지면 향후 글쓰기에서 수정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예의가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만 양해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저의 글을 읽는 분들은,
제가 설명드리는 논리 중에서 어떤 부분들이 비판을 받고 있고, 그 비판은 타당한 것인지 직접 따져보시면 많은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어렵다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부분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짊어지셔야 하는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고 누구를 믿고 행동하는 분들은 호구(?)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호구가 되시면 안되겠지요 ^^
저는 반론을 적극 환영합니다. 저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반론을 통해서 혹시 있을지 모르는 오류를 바로 잡을 수도 있고, 생각을 더욱 발전시켜나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모두가 힘든 시기일 것입니다.
이유야 어떻든 자극적인 댓글을 통해 서로를 힘들게 하는 일은 자제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덧붙이는 글>
제가 앞으로는 베어마켓 랠리와 환율 문제에 관한 글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드린 것은, 드릴 말씀은 다 드렸기 때문입니다.
혹시 제가 판단을 수정하는 일이 생긴다면, 당연히 즉시 새로운 글을 써서 올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