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세일러님의 경제시각

앎과 무지, 저금리 정책, 통계, 디플레, 전쟁, 리디노미네이션 (09.01.23)

유랑검 2009. 9. 16. 10:20

안녕하세요?

 

일처리가 좀 늦어지는 바람에 이제서야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네요.

 

본격적으로 다시 써나가기 전에 이번 글에서는 몇 가지 질문사항들에 대한 답변을 하고자 합니다. 글을 쉬고 있던 그동안도 아고라를 가끔씩 눈팅하고 있었는데, 그러던 중 저에 대한 오해가 일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밖에도 답변을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되는 댓글 질문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99%의 진실과 1%의 거짓?

 

우선 저의 글에 대해서 99%의 진실에 1%의 거짓을 교묘하게 섞어넣음으로써 오히려 결정적으로 호도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음을 알고 당황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답변을 드려야 하나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제 눈에 보이는 사실과 저의 생각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전달해드리고자 노력하지만, 제 글에는 틀림없이 일부 무지가 섞여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점 때문에 저도 글을 쓰기가 많이 두렵습니다. 다만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거짓은 섞여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입니다. 그 이상의 변명은 제 글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글을 통해 시종일관 스스로 판단하시라고 강조드렸습니다. 오히려 제 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제 글에 대해서 스스로 판단해보시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저를 계속 괴롭히는 무지의 우려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80:20 법칙이 꽤 유명합니다. 자연계 여기저기에 80:20의 법칙이 적용되는 걸 보면 인간의 앎이라는 것도 최대가 80%, ‘무지가 한 20%쯤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글을 쓸 때에 20%쯤 될 무지가 끊임없이 저를 두렵게 만듭니다. 특히 이라고 하는 불충분한 표현수단을 사용해야 하니 두려움이 더욱 커집니다. 저의 글은 경제문제에 대한 판단인지라 혹시라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가 있습니다. 글을 통해 저의 생각이나 느낌이 잘못 전달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오히려 손실을 끼치고 부작용을 초래하지나 않을지 두렵습니다. 그래서 표현을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곤 합니다.

 

새옹지마의 교훈도 있습니다. 인간의 알량한 지식이라는 것이,

단기적으로 80%의 확률이 들어맞았다고 한들, 중기적으로만 봐도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처음 아고라에 글을 시작한 직후 급격히 늘어나는 조회수와 댓글을 보며 느꼈던 부담감 중에 하나는 이런 부분들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장님이 장님에게 길을 가리키는 것이나 아닌지

 

꽤 고민을 한 끝에 다잡은 결론은,

 

결국 인간은 불완전한 대로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점입니다. 인간이 여지껏 쌓아올린 문화와 문명이라는 것도 불완전함이 쌓인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불완전함이 누적된 것이고, 위태위태하긴 하지만 제법 볼만한 것쯤은 되었던 것이 아닌가

 

사랑도 그렇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완전무결한 결론을 알고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불완전한 채로, 결말을 알지 못하는 채로 손을 잡고 가는 것이다, 어떤 때는 눈을 질끈 감고 내달리기도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

 

불완전함을 재료로 하기에 사랑이 달콤 쌉싸름한 맛을 내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 장님끼리라도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 그래도 혼자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생각 등등을 해봤습니다.

 

저는 제가 아는 순도 80% 짜리의 진실을 전달해드리려 최대한 노력할 뿐입니다. ‘거짓은 섞여 있지 않다고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겠으나, 틀림없이 20% 쯤은 무지가 섞여있을 것이고 그 부분은 저도 두렵습니다. 적당히 에누리하여 읽어주시고 스스로 판단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관련하여 떠올랐던 몇 가지 생각들을 더 정리해보겠습니다.

 

앞으로 여러 가지 혼란스런 상황들이 전개될 때 자신의 앎이 80%짜리라 생각하고 여지를 가지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100% 확신은 절대 금물이라고 봅니다. ‘검은 백조의 논리를 떠올려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여러 가지 이유들로 해서 우리 나라 사람들이 세계에서 검은 백조를 가장 많이 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 경제주체들의 주장을 들을 때나 나타나는 경제현상을 관찰할 때, 확신을 바탕으로 한 넘겨짚기는 절대 금물이라고 봅니다. 저는 경제학이 철학, 정치, 외교와 따로 떨어져 존재한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하지만 관찰을 할 때는 철학을 배제해야 할 것입니다. 관찰에 철학 내지 자신의 희망이 반영되어 속단에 이르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일련의 진행과정을 보면서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생각을 요새 계속하게 됩니다. 맑은 눈으로 보는 것, 아이의 눈으로 있는 그대로를 보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나는 과연 있는 그대로를 보고 있는 것인가 끊임없이 되묻게 됩니다.

 

저의 글 관련하여 당부드리고 싶은 것도 하나 있습니다.

 

저의 글 전체를 다 읽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전체를 다 읽고나서 판단을 내려주시길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저의 글은 전체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부분만 보시게 되면 오해를 살 여지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전체를 다 읽으셔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여지가 있고 부분만 읽으시게 되면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ㅇ 저금리 정책에 대해서

 

가령 제가 저금리 정책을 주장한다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신 듯 합니다. 제가 글을 잘못 썼나 싶어 초기 글들을 돌아보았는데, 초기 글들에 금리 정책에 대한 저의 생각들이 들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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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어떻게 계속 오를 있었나 -... 편에 보면 아래와 같은 글이 들어있습니다.

 

어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모두의 예상을 깨고 1%P나 대폭 낮추었습니다. 예금 유치를 통한 문제의 해결 즉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은 포기한 듯한 행보입니다.

 

10월의 예금 유치 실적을 보면 근본적인 해결, 정석 플레이에 따른 문제 해결 가능성이 보였습니다. 이를 살려나가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화를 부를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가 되고 매우 애석한 대목입니다.

 

환율과 인플레이션 편에 보면 다음의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제가 지난 글에서 디플레이션에 대해 우려했다고 해서, 지난 번 한국은행의 1%P 금리 인하를 찬성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에 대해 저는 부정적인 쪽에 가깝습니다. 아고라에도 소개되었던 ‘이머징 국가에게 금리인하는 사치일 수 있다’는 이코노미스트 기사의 취지에 공감합니다.

 

다만 이번의 1%P 금리 인하 조치는 한국은행이 스스로 선택한 것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봅니다.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면 디플레이션 조짐이 그만큼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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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니 표현이 부족했고 다른 글의 흐름 속에 묻혀 있습니다. 저의 글은 정부정책보다는 중소기업과 가계의 대응에 보다 초점이 맞추어진 것이다 보니 그리 된 것 같습니다.

 

정부의 금리 정책을 살펴보자면, 작년 10월 한 달 동안에만 21.6조원의 예금이 은행에 몰렸는데, 그 당시 은행의 평균 수신금리는 6.31% 였습니다. 엄청난 고금리가 아니라 이 정도의 수신금리만 허용했어도 예금을 유치함으로써 과도한 예대율 문제를 의미있는 수준으로 개선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앞 글에도 썼듯이, 11월에 기준금리를 1%P 대폭 낮추는 시점에, 예금 유치를 통한 문제의 해결 즉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은 포기하는 행보를 취했다고 봅니다. 이 부분은 분명히 당국의 실책이라고 봅니다. 단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더 생각해 볼 점들이 있는데, 그 전에 먼저 살펴봐야 할 점들이 있으므로 현재로서는 이 정도 저의 생각을 밝혀둡니다.

 

 

ㅇ 통계에 대해서

 

예전에 제 글, 환율과 인플레이션 편에서 아래와 같은 환율과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률을 정리한 표를 올려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 뒤에 나타난 수치를 보완하면 작년 12월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4.1% 11월보다 상승률이 조금 더 둔화됐고, 08년 전체 평균으로는 4.7% 상승으로 이는 987.5% 상승 이래 10년 만에 최고 물가상승률입니다. 특히 이전 3년간 연평균 물가상승률이 2.8%, 2.2%, 2.5%로 연속해서 2%대였기 때문에 체감 물가상승률은 더욱 높게 느껴질 것입니다.

 

이 표를 근거로 저는 통계상 디플레이션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상세한 내용은 저의 앞 글 환율과 인플레이션 참조).

 

이에 대해 정부측에 의한 통계의 조작가능성을 거론한 댓글들이 있었습니다. 제 생각엔 한 나라의 시스템이라는 것이 그리 쉽게 조작되긴 어렵다고 봅니다. 서슬퍼런 전두환정권 하에서도 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은 밝혀졌습니다. 한국은행 통계국을 거쳐나오는 통계수치 자체가 조작되었다고 보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봅니다.

 

통계수치가 체감물가와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 분들도 많으신 듯 합니다.

 

먼저 위 도표를 해석할 때 저는 추세를 말하고 있는 것임을 인식해주십시오. 추세는 디플레이션을 가리키고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연평균 4.7%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분명히 높은 게 사실입니다. 4.7%의 상승률은 10년 내에 가장 높은 수준이므로 가계 입장에서는 물가상승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를 부인하는 것이 아니고 7월 이래 추세가 꺾였다는 것,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추세가 꺾였기 때문에 디플레이션을 가리키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입니다(상세한 내용은 저의 앞선 글 환율과 인플레이션 참조)

 

다음으로 체감물가는 이라는 사실도 인식하셔야 합니다. 자신의 감을 믿을 것인가 통계 지표를 믿을 것인가는 결정해야 합니다. 저는 통계 지표를 믿어야 한다고 봅니다.

 

애초에 사람의 감이라는 것이 부정확하다 보니 개발된 것이 경제지표들입니다. 경제 상황에 대한 우리의 감을 돌이켜보면, 98년 외환위기 직전이 경기가 가장 좋다고 느꼈습니다. 이 시점은 경기가 고점을 이미 지난 후에 하강하고 있던 시기입니다.

 

2006년말 부동산 가격이 상투를 친 이후 시점에서, 향후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가장 우세하게 나옵니다. 2002년 부동산 상승 초기 시점에서, 이미 너무 올랐고 앞으론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가장 우세하게 나왔습니다.

 

이처럼 사람의 이라는 것은 틀리기 쉬운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객관적인 경제지표를 보고 판단하면 된다고 끊임없이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물론 통계 수치를 읽을 때에는 충분히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마크 트웨인은, 거짓말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냥 거짓말, 지독한 거짓말, 그리고 통계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통계 수치의 취사선택, 제시하는 방식에 거짓된 의도가 개입할 수 있고 속기 쉽습니다. 이는 충분히 경계해야 합니다. 하지만 올바로 선택하고 해석하면 통계는 충분히 판단 근거가 되어줍니다. 통계 자체를 거부할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ㅇ 인플레 vs 디플레 판단에 대해서

 

먼저 디플레 가능성에 대비하자는 저의 글이, 현재의 물가수준이 적정한가에 대한 가치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님을 유의해주십시오. 현재에 대한 가치판단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에 대해서 쓰자면 또 다른 주제가 될 것입니다. 나중에 기회가 닿는다면 써보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다음으로 저는 인플레보다 디플레가 먼저 올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자는 것이지, 인플레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디플레의 가능성 자체에 수긍하기 어려운 분들도 계신 듯 합니다. 아마 최근이 반등의 시기, 신용경색이 다소 완화되는 국면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지시는 듯 합니다.

 

강남에서는 재건축 아파트의 시세가 들썩거린다고도 하고, 몇 개월 동안 사라졌던, 시세의 80%를 대출해준다는 찌라시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는 글도 아고라에서 봤습니다. 이는 위축되었던 신용창조가 조금 되살아나는 기미가 있다는 신호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판단을 어렵게 합니다.

 

EQ -2000인 잔인한 시장의 흐름에 속지 않으려면, 지표를 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경제의 흐름이 이대로 인플레이션으로 계속 갈 수 있는가? 언론기사나 전문가의 언급이 아니라 경제 지표가 그렇게 말하고 있는가?

 

저의 앞 글, 누가 거짓된 흐름을 만드는가, 에서도 경제지표와 이에 대한 연구원들이 받고 있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소개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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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통계 '공포'..환란보다 더한 혹한기 2008-12-30 (서울=연합뉴스)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9월과 10월 생산이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는 신호탄이었다면 11월 생산은 두려움을 느낄 정도였다" "하락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고 평가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이재준 연구위원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경기 침체가 훨씬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쇼크가 예측 범위를 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연구위원은 "1998년 외환위기 때는 대기업이 도산해서 이미지 충격이 있었을 뿐 수출 길은 열려 있었지만 지금은 수출과 내수가 모두 어렵다" "생산 지표가 외환위기 때보다 더 나쁘게 나오는 것은 이런 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
경제연구원 송 연구위원은 "기업 부실이 금융기관의 부실로 전이 가능성, 가계의 건전성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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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의 원문을 찾아보시면 다양한 경제지표들의 상황이 나옵니다.

 

수출·내수 동반폭락… 올 1분기도 잿빛 서울신문 [경제]  2009.01.23

 

이 기사의 본문을 보시면 나쁠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다로 시작합니다. 추계를 맡은 한국은행조차도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라는 표현도 보입니다.

 

금년 1월달 수출증가율(20일까지) -28.9%를 기록했다는 기사도 눈에 띕니다.

 

이처럼 신문기사를 통해서도 각종 지표의 동향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저는 미국 패권의 의도가 향후 전개방향에 대한 가장 중요한 변수 중의 하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지금 단계에서 인플레이션으로 가는 것이 미국 패권의 의도에 부합하는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바로 인플레이션으로 진행이 되는 것은 미국 패권의 입장에서는 아주 곤란합니다.

 

그러므로 미국 패권의 의도를 고려하더라도 디플레가 먼저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인플레가 올 지 모르지만 최소한 먼저 내려갔다 올라갈 것입니다. 그러니 디플레를 먼저 대비해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제 생각에 이번 경제위기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계층은 지난 수 년간의 부동산 상승기에 빚을 내서 아파트를 매입한 샐러리맨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부의 시각 중에 결국 이들도 투기를 한 것이니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이 당연하다, 는 생각도 있는 듯 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지 않습니다. 혼자 사는 샐러리맨이 빚을 내서 아파트를 매입했다면 투자( 내지 투기)라 지칭할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그 샐러리맨에게 아내와 자녀가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고 봅니다. 연일 치솟는 아파트가격을 바라보고 있으면, 옆에서 걱정하는 아내와 자녀를 보고 있으면, 그 샐러리맨이 무리하지 않길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한국인들은 자신보다도 가족을 위해서 사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나라만의 현상도 아닙니다. 지난 수년 동안 전세계적으로 샐러리맨들이 부동산 매입에 내몰렸습니다. 저는 내몰렸다고 봅니다.

 

빚이 없다면 큰 걱정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샐러리맨이 마련한 내 집이 담보대출로 구입한, 또는 전세끼고 구입한 것이라면 걱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디플레이션이 오면 아파트의 가치는 하락하고 채무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상승합니다. 중소기업이라면 직장이 위태로울 수 있고, 디플레이션이 길어지면 연봉이 줄어들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디플레에 먼저 대비하시도록 촉구하는 것입니다. 나와 내 가족의 안녕을 지켜낼 준비가 되어 있는지 진지하게 점검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올라가더라도 먼저 내려갔다 갈 것입니다. 최악의 시기를 견뎌낼 수 있는가가 관건입니다. 견뎌낼 수 있으면 문제없지만, 견뎌내지 못하면 최악의 시기에 내 집을 팔아야 하는, 또는 압류당하여 강제로 팔려나가는 사태에 직면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제가 디플레에 대해 경각심을 촉구하는 것은 이런 분들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ㅇ 종합지수의 흐름에 대한 질문

 

흐르는 강물처럼님께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주셨습니다. 비슷한 질문을 주신 댓글들이 더 눈에 띄었습니다.

 

흐르는 강물처럼

하나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 있어 여쭤봅니다. 세일러님 견해는 미 다우지수 50% 반등 후 대공황 때와 같은 대폭락을 염두에 두고 계신 것 같습니다. 여기서... 왜 미국 패권세력이 대공황을 재연하려는지에 대해 이해가 안 됩니다.

(중략)…

또한, 미국이 현재 무제한적인 달러발행 필요가 있다지만, 반드시 대공황과 같은 위기를 재연해야 달러패권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입니다. 미국이 정 달러패권을 강화해야겠다면 올해와 내년 2년 정도 금융불안을 유지하면 충분할 듯 합니다만... 세일러님 의견의 핵심적인 부분이라 생각되어 여쭤봅니다.

 

제 생각이 반등 후의 대폭락을 걱정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게 꼭 50% 반등이거나 대공황 때처럼 고점 대비 90%의 폭락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사람들을 안심시키고 끌어들일 정도의 상당한 수준의 반등과 뒤이어 전저점을 깨는 폭락이 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에 대해 경계하자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미국이 정 달러패권을 강화해야겠다면 올해와 내년 2년 정도 금융불안을 유지하면 충분할 듯 합니다이 말씀은 맞습니다. 향후 2년 정도 금융불안을 유지하면 될 것입니다. 그런데 그냥 놔둘 경우 2년까지 금융불안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일 수도 있고, 어떤 다른 이유 때문일 수도 있는데, 현재 과도한 상승, 거짓 상승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봅니다.

 

이 과도한 상승이 없다면 폭락이 없을 것인데, 과도한 상승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폭락은 뒤따를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과도한 상승은 지금보다는 더 올라가야 합니다. 지난 번 글에서 지금 바로 하락으로 가면 대폭락으로 가긴 어렵다고 말씀드린 이유입니다.

 

 

ㅇ 한반도 전쟁

 

중동에서 벌어진 전쟁으로 인해 많은 분들이 과도하게 걱정을 하시는 듯 해서, 제가 지난 번 검은 백조와 전쟁 편 글에서, 공황을 치유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전쟁은 수요를 창출하는 전쟁이 아니라 생산시설을 파괴하는 전쟁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이 글로 인해 전쟁이 우리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는 분들이 꽤 계셨습니다. 저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생각지는 않습니다.

 

첫번째로는 북한이 핵으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지긴 어렵습니다. 핵은 스스로를 지켜내는 자위 수단으로서는 충분합니다. 두번째로는 한반도는 주변에 강대국들과 바로 인접해 있어서 전쟁이 벌어지긴 어렵다고 봅니다. 과거 625전쟁이 있었지만 그 때와 지금은 또 상황이 다르다고 봅니다.

 

주변에 강대국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좋은 점들도 있습니다. 지난 번 한중일 통화스왑도 그런 사례일 수 있습니다. 지정학적 조건이 불리하다고 한탄만 할 것이 아닙니다. 좋은 점도 있고 이를 활용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자격지심만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ㅇ 리디노미네이션

 

리디노미네이션이 급작스럽게 이루어질 가능성을 염려하고 질문주신 분도 계셨습니다. 제 생각엔 현재 리디노미네이션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봅니다. 최소한 수 개월 내에 이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추신:

 

다음 번 글부터는 원래 써가던 글을 계속 쓸 수 있겠습니다. 그동안은 하루 한 편씩을 목표로 글을 쓰기도 했었는데요, 좀 무리한 스케쥴이었고 앞으로는 3,4일 간격으로 한 편씩 해서 1 2회 정도를 목표로 글을 쓰고자 합니다. 간혹 이 스케쥴을 못 지킬 수도 있겠고, 어떤 때는 더 쓸 수도 있겠지만 대략 이런 정도의 템포로 써보려 합니다.

 

한참 전에 마지막 단원만 남았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고, 기말고사라고 말씀드렸었는데 쓰다 보니 아직도 써야할 글이 많이 남았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난번 오픈북 테스트는 기말고사가 아니라 중간고사쯤 되었던 셈이고 그 뒤로 후반부가 더 남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