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권 국가 미국의 고민 (08.12.31)
안녕하세요?
최종 시나리오를 한꺼번에 제시하겠다고 약속드렸는데, 정리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고 있습니다. 내일과 모레까지 여러 편의 글을 올려 마무리짓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지난 번 글들로부터 계속 이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저의 앞 글들에서 세계 경제가 돌아가는 구조를 설명드렸는데요, 글의 내용을 요약해 보면,
미국 GDP가 지난 십여년간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세계 전체의 경상수지 적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커지면서 세계 다른 나라들의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는 결과가 되었다.
특히 무역흑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동아시아 3국의 미국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졌다.
미국의 1년 경상수지 적자 – 8,115억달러(06년 기준)는 미국의 GDP 대비 - 6.2% 정도가 된다. 이 얘기는 미국 국민들이 자신들의 경제적인 능력보다 6.2% 만큼 과소비(자산 버블에 기반한)를 해왔다는 얘기이다.
미국의 적자 – 8,115억달러는 직접 세계 GDP 규모와 비교해도 1.7%에 달한다.
그리고 그 정도만큼 경제 내에 일종의 ‘초과수요’가 그 동안 존재해왔던 것이다.
결국 지난 십여년간 세계 경제가 돌아가는 구조를 살펴보면, 미국의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라는 초과수요 덕분(?)에 각국의 경제가 비교적 순탄한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셈이 된다.
이상의 세계 경제 구조를 설명드린 제 글의 댓글들 중에 ‘미국은 도대체 어떻게 저렇게 막대한 적자를 감당하는가? 단지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인가?’라는 물음들이 있었습니다.
세계 최고 강대국 미국의 고민을 정확히 지적해주셨습니다. GDP 대비 - 6.2% 라는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는 미국으로서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미국은 경상수지 적자 만이 아니라 정부 재정도 매년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07년까지 재정적자 누적액이 4조 8000억달러에 이릅니다. (재정적자와 무역적자를 아울러 일명 "쌍둥이적자"라고 하지요)
이 글에서 살펴보려는 것은, 바로 이 ‘미국의 고민’ 부분입니다. 패권국가 미국의 고민이 어떤 것인지를 정확히 이해해야 이번 세계 경제위기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음 표는 06년 미국을 위시한 적자 상위국들의 적자내역을 정리한 표입니다.
(출처: 국가 통계포털, http://www.kosis.kr/)
이 표의 의미를 따져보겠습니다.
우리나라가 IMF의 구제금융을 받기 직전인 1996년도의 경상수지 적자가 GDP 대비 - 4.14% 였습니다. 위 표에서 순위 6번 국가인 터키(-6.0%)는 결국 얼마 전에 IMF의 구제금융을 받았습니다. – 5.5%를 보이고 있는 그 위의 호주는 미국 FRB로부터 통화스왑 지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외환부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입니다(그동안 전 세계의 통화 중 우리나라 원화 다음으로 불안한 움직임을 보여온 것이 호주 달러, 뉴질랜드 달러입니다).
이렇게 보면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 6.2%가 매우 위험한 수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스페인의 경상수지 적자가 아주 심한데, 副기축통화인 유로권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 포함된 국가인지라 견디고 있습니다. 미국도 자신이 달러 발권국인 관계로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에도 불구하고 일단 외환부도 걱정은 없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미국도 진작 IMF 구제금융을 받았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미국의 경상 적자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매년 이렇게 엄청난 규모였으니까요.
하지만 미국이 달러 발권국이라 해도 달러를 마음대로 찍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지금은 달러 윤전기를 돌리고 있지요. 이 글의 설명은 9/15일에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가 일어나기 전까지의 상황입니다. 리먼 사태 이후는 나중 글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그런 방식으로는 경제라는 것이 돌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 달러 가치가 하락하게 되고 달러를 기축통화로 인정해주고 있던 세계각국이 달러를 버리고 유로나 엔화, 위안화로 도망가거나 원유, 금 등의 원자재로 도피하게 되고 달러 기축통화체제가 무너지게 됩니다.
미국이 달러 발권국이긴 하지만 맘대로 달러를 찍어낼 수 없다면, 미국의 수중에도 달러는 없습니다. 매년 막대한 적자로 다 써버렸으니까요. 달러를 새로 찍어내면 달러 기축통화 체제가 무너지니 찍어낼 순 없고, 매년 누적 적자금액이 엄청나서 수중에 돈(달러)은 없는데, 과소비(다른 나라들로부터 수입)는 계속 하고싶고…
미국은 이 문제를 도대체 어떻게 해결해 온 것일까요?
미국은 그동안 달러를 추가로 찍어내지 않았는데도, 과소비(수입)를 계속 해올 수 있었습니다. 그 얘기는 누군가 미국에게 부족한 돈(달러)을 대주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동안 -6.2%의 부족분(경상 적자) 만큼을 메워주었던 것이 미국과의 무역으로 막대한 흑자를 내는 2개 그룹인 동아시아 3국과 중동 중심의 천연자원 수출국들입니다.
미국은 이들 무역흑자 2개 그룹을 상대로 국채를 발행합니다. 국채를 발행한다는 것은 쉽게 말해 돈을 빌리는 것, 빚을 내는 것입니다. 2개 그룹은 흑자를 낸 만큼 미국에게 돈을 빌려줍니다(미국 국채 매입).
그럼 미국은 이 돈(빚)으로 happy하게 과소비를 계속(2개 그룹으로부터 수입)하고…
이게 세계 경제가 그동안 굴러온 모습입니다. 빚 내서 과소비를 즐기는 미국과 이 미국에게 계속 돈을 빌려주는(그리고는 미국에 수출을 하는) 2개 그룹…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빚 내서 빚을 틀어막으며 계속 과소비를 즐기면 어떻게 될까, 라는 물음에 대한 답은 개인이나 국가나 마찬가지입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조금 있다 보기로 하고 먼저,
한중일 3국이 왜 계속해서 미국의 국채를 사는 지 그 이유를 생각해보겠습니다.
그 이유는 가장 기본적으로는 미국의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세계 각국은 달러로 외환보유고를 비축해야 합니다. 외환보유고의 비축은 그냥 금고 속에 돈(달러)을 쌓아놓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되면 기회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미국의 국채를 많이 사게 됩니다. 미국의 국채는 안전자산이면서도 최소한의 이자수익은 발생하기 때문이지요.
결국 이 구조를 살펴보면, 미국이 국채를 발행해서 균형을 유지해나갈 수 있는 이유는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셈입니다.
두 번째로는, 미국이 과소비를 즐기고 2개 그룹이 계속 돈을 대는(국채를 매입하는) 관계가 일방적으로 미국에게만 유리한 관계인 듯 하지만, 사실은 서로에게 이익인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양자 간의 관계는 참 기묘한 동거관계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관계를 통해 한.중.일 3국의 정권들도 자신들의 존립을 보장받고 있습니다(미국의 안보 우산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만 따져도 그렇습니다).
먼저 우리나라를 생각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 정권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이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최우선적으로 경제입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번에
중국은 어떨까요?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지금 중국 내부에서는 여기저기서 생계형 시위, 소요사태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중국공산당은 자신들의 정치적 존립근거가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는 데에 달려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일본도 비슷합니다. 일본은 수출의존도는 낮지만, 내수가 워낙 침체되어 있다 보니 경제 성장률은 모두 수출을 통해 달성하고 있습니다. 수출이 안 좋아지면 당장 (-) 성장률로 떨어집니다.
이처럼 동아시아 3국은 경제성장에 목을 메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미국이 무역적자를 감당해주는 관계로 동아시아 3국이 편안하게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사정은 앞선 글들에서 설명드렸습니다.
이런 양자 간의 관계가 어느날 갑자기 멈추게 되면 한중일 3국의 경제성장은 당장 타격을 받게 되고, 그 정권의 생명이 위태로워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중일 3국은 미국 국채의 매입을 중단할 수 없는 것입니다.
또 하나 한중일 3국이 그동안 매입한 미국 국채의 양이 엄청나다는 사실도 작용합니다. 3국이 자랑하는 외환보유고의 존재형태가 태반이 미국 국채입니다.
3국이 미국 국채 매입을 중지한다면 당장에 미국 달러화의 가치와 미국 국채의 가격이 폭락할 것입니다. 그럼 3국 외환보유고의 가치도 급락하게 되고 3국의 경제에도 큰 충격과 혼란이 오게 됩니다. 되돌리기엔 이미 너무 많이 물려버렸다고나 할까요?
로마인 이야기의 카이사르편을 읽어보면 카이사르가 당대에 빚을 정말 엄청난 규모로 졌다는 사실이 나옵니다. 정작 카이사르 본인은 엄청난 빚에도 태연자약했다고 합니다.
빚이 어느 정도 적을 때 빚쟁이가 큰소리 치는 것이지, 빚이 워낙 많아지면 빚쟁이들도 채무자를 도울 수 밖에 없다는 걸 잘 알았기 때문이지요. 빚을 갚기 전에 카이사르가 부도가 나서 제기 불능이 되거나 죽어버리기라도 한다면 빚쟁이들이 큰일나니까요.
실제로 카이사르가 속주총독으로 발령받고 영지로 부임하려는데 문제가 발생하니 가장 큰 채권자였던 크라수스가 돈을 더 빌려줌으로써 문제를 풀어줍니다.
지금 미국과 동아시아 3국의 관계가 이와 비슷하다고 봅니다. 위태위태한 관계지만 어느 한 쪽이 먼저 그만둘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얼핏 보기에는 불합리해 보이는 양자 간의 기묘한 동거 관계가 지금껏 이어져 올 수 있었습니다.
이런 관계가 앞으로도 문제없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요?
앞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빚 내서 빚을 틀어막으며 계속 과소비를 즐기면 어떻게 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개인이나 국가나 마찬가지입니다. 그 결과는 미국 국채의 증가상황을 보여주는 아래 그래프와 같습니다.
07년말 기준 미국의 국채(빚)는 9조 2300억달러입니다. 그 이자만 한 해에 4300억 달러입니다. 미 연방정부의 예산 지출 항목 중 의료보험과 국방비에 이어 3위를 차지하는 것이 국채에 대한 이자 지출입니다.
위 그래프의 기울기가 최근에 와서 더욱 가팔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국채의 절대규모가 커지고 그에 따라 이자 지급금액이 커지다 보니 이제는 순수하게 국채의 이자를 지급하기 위해 추가로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빚을 또 내야 하는) 단계에 접어든 지 오래입니다.
그 결과는…
카드 돌려막기와 같을 것입니다.
미국의 무역적자는 계속 늘어만 가지 앞으로 줄어들고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미국은 그럴 의지 자체도 없어 보입니다. 1985년의 플라자합의(미국의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의 평가절상을 유도하기로 했던 선진 5개국 간의 합의)가 미국이 지나친 무역수지 적자 문제를 순리로 풀어보려 했던 마지막 시도라고 보입니다.
미국과 동아시아 3국의 기묘한 동거관계의 문제점은, 이런 관계가 전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제 미국 경제는 국채의 이자 지급이 버거운 상태에 들어섰습니다. 한중일 3국은 그동안 애써 객관적인 사실을 외면해왔지만 이제 더 이상 외면하기 곤란한 상태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나타난 현상이 슬슬 달러로부터 도망가는 것입니다.
세계 각국의 외환보유액 중 달러화 비중이 2001년 72.3%에서 08년 2분기에 이르면 62.5%로 줄어들었습니다(IMF 자료)
달러 기축통화 체제는 미국 경제가 튼튼하다는 전제 하에 성립되는 것인데, 이렇게 미국의 적자가 계속 누적되고 국채의 이자 지급도 버거운 정도로 경제가 병들어 버리면 달러 기축통화 체제의 유지가 곤란합니다.
미국 국채는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 뻔합니다. 그럼 미국은 더 이상 국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국채의 이자 지급을 계속하기가 불가능해집니다. 결국 필요한 물자를 외국으로부터 수입 하는데 필요한 달러를 인쇄기를 돌려서 추가로 찍어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될 것입니다.
그럼 달러화와 달러화로 표시된 미국 국채의 가치하락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그렇게 되면 세계 각국은 가치가 떨어질 게 뻔한 달러화와 미국 국채를 내다팔고 대신 유로나 엔화, 위안화 등 부기축통화나 원유, 금 등 원자재를 소유하려 들 것입니다. 달러기축통화체제가 바로 붕괴하는 것이지요. 그럼 미국도 붕괴하게 됩니다.
수년 전부터 경제학자, 사회학자, 미래학자들은 이런 위험을 지적한 책들을 ‘달러의 위기’ ‘제국의 몰락’ 등등의 제목으로 쏟아냈습니다.
문제는 달러 기축통화체제의 붕괴는 그냥 경제 제도 하나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아래의 그림은 미국의 세계 패권이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지 그 구조를 정리해본 것입니다.
패권 국가의 힘은 현실적으로 군사력이 최우선일 것입니다. 미국의 07년도 군사비 지출액은 6280억달러로 10대 군사대국 중 2~10위인 9개 나라의 군사비를 합친 금액보다도 더 많이 지출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07년 세입총액 2조 7240억달러 중 23.06%를 군사비로 쓰고 있습니다.
결국 군사력은 이를 밑받침할 수 있는 경제력이 있어야 유지 가능한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경제력은 계속 위축되어 왔습니다. 지금도 미국 혼자 전세계 GDP 중 27.5%를 차지하니 압도적 1위의 경제대국이긴 합니다만, 그 정도로도 미국의 군비는 감당이 안될 정도로 큰 규모입니다.
미국은 2차대전 직후 1940년대 중반에 세계 GDP의 50%를 혼자 차지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미국의 군비 규모는 당시의 경제력 규모 정도에 걸맞는 것입니다.
군사비를 비롯한 미국의 각종 지출은 현 미국의 경제력으로는 지탱할 수 없는 규모입니다. 미국이 매년 쌍둥이 적자를 내는 금액 만큼이 바로 경제력이 부족한 부분입니다.
이 부족한 경제력 대신에 군사력을 밑받침해온 것이 바로 달러 기축통화 체제입니다. 달러 기축통화 체제로 인해 전세계 각국이 미국의 국채를 매입함으로써 부족한 경제력을 커버해준 것입니다.
군사력과 아울러 미국의 세계 패권을 유지시키는 또 하나의 힘이 금융산업입니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금융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각국의 금융자본을 장악(우리 나라 은행 소유권의 50% 이상이 외국계임을 명심해야 합니다)하고, 또 산업자본까지 장악(삼성전자, 포스코의 외인 지분이 40%가 넘습니다. 1대주주도 외국계입니다)했습니다.
미국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유지시켜주는 것이 역시 군사력과 마찬가지로 경제력 + 달러 기축통화체제입니다. 똑 같은 논리가 적용됩니다. 달러 기축통화체제가 무너지면 미국 금융산업의 핵심경쟁력도 무너집니다. 한 가지 다른 점은, 미국 금융산업의 첨단 노하우는 달러 기축통화 체제를 유지시키는 데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패권을 유지시키는 구조적 요소들은 몇 가지가 더 있습니다만, 크게 살펴보면 위의 그림과 같은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윗부분이 국력 내지는 유형의 힘이라고 할 수 있고, 무형의 힘인 소프트 파워도 중요합니다.
소프트 파워란, 미국의 패권을 다른 나라들이 스스로 받아들이게끔 만드는 힘입니다. 부시정권 8년 동안 미국의 소프트파워는 엉망이 되어버렸습니다. 세계 각국의 보수파들조차도 미국의 행동을 비난하게 되었지요.
이번 오바마의 당선으로 미국의 소프트 파워는 일거에 만회된 감이 있습니다. 흑인 대통령 오바마의 탄생을 지켜보던 세계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역시 미국이 다르긴 달라, 했을 것입니다.
위의 구조도를 보면, 약해져버린 경제력 대신 미국의 패권을 유지해오던 원동력이 바로 달러 기축통화 체제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달러 기축통화 체제가 무너지면 미국 패권을 유지하고 있는 다른 요소들이 모두 다 무너지게 됩니다. 기축통화 체제의 붕괴가 곧 미국 패권의 붕괴로 이어지고, 미국 자체의 붕괴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세계를 지배하는 절대 권력인 ‘패권’이란 어떤 것일까요?
절대 권력은 부자 간에도 나누지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조선왕조의 역사를 보더라도 인조 임금이 자신의 큰아들 소현세자를 독살했다는 것이 거의 정설입니다. 어차피 물려주게 될 왕위인데도 혹시 빨리 물려주게 되는 일이 생기지나 않을까 두려워 큰아들을 독살해버린 것입니다.
간혹 기업의 지배권을 둘러싸고 아버지와 아들 간에 다툼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절대 권력의 속성을 이해해야 합니다. 하나의 기업, 일국의 절대 권력이 아들을 죽이게 만들 정도인데, 세계의 절대권력, 세계의 패권이면 어떨까요?
세계의 패권을 장악한 미국은 절대 이를 놓고 싶어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달러 기축통화 체제가 위협받고 있다는 것, 이로 인해 미국의 패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 패권국가 미국의 최대 고민이었습니다.
이 점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이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면, 이번 세계 경제위기의 본질을 잘못 해석하기 쉽습니다.
(오늘은 두 편의 글을 올렸습니다)